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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제이홉 "어렵다고 해도 즐겨요"

2021.12.21한재필

나는 여러분의 홉, 여러분은 나의 홉, 제이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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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흥이 많으시더라고요.
JH 흥을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해요.
GQ 주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던데요. 제이홉이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라고 많이 얘기해요. 그렇지만 우울하거나 힘든 순간도 있겠죠?
JH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은 스스로 한 단계 레벨업하려고 노력할 때 그래요. 그때는 제이홉보다 정호석으로서 생각하려 해요.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타이밍이죠. ‘제이홉이어서 밝고 긍정적이다’라는 건 너무나도 모순적인 느낌이 들어요. 나는 인간 정호석이고, 나도 우울할 수 있고 울 수 있고 짜증이 날 수 있다고 받아들여요. 그런 마음가짐이면 극복이 돼요.
GQ 콜드플레이와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많이 닮았어요. 함께 작업하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JH 되게 많았죠. 콜드플레이니까요. 처음 대면하는 순간부터 인상 깊었어요. 저희도 선한 영향력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콜드플레이는 그 이상인 것 같았어요. 크리스 마틴은 자기 생각을 실천하겠다는 열정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어요. 존경심이 들더라고요. 환경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실생활까지 많은 것을 신경 쓰더라고요. 나도 그래보자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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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직접 ‘실천해보자’ 마음먹은 것도 있어요?
JH 일회용품을 줄이려고 텀블러를 사용해봤는데 힘들더라고요. 우선은 사소한 것부터 노력하고 있어요.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제대로 한다든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요.
GQ ‘치킨 누들 수프’를 만들 때 춤, 의상, 영상, 모든 파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아이디어를 나누고 실현하는 과정은 어땠어요?
JH 제가 가장 즐거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거예요. 저는 하고 싶은 걸 만들어가며 결과물이 나오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 같아요. 우선 제작 과정 자체가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춤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어요. 춤에 대한 열정, 사랑이 가득했던 추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공들여 다듬었어요. 결과물도 만족해요. 물론 100퍼센트 만족이라는 건 없지만 그래도 제가 한 작업물 중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GQ 상상을 실현시키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아요?
JH 어렵다고 해도 즐겨요. 항상 새로운 걸 해보려고 해요. 시도 자체를 좋아하니까 추상적인 시도가 구체적인 결과로 가는 과정에서 오는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여요. 그로 인해 성장하니 즐길 이유가 있죠. 예를 들어 처음에는 영어가 미숙해서 소통이 잘 안 될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더 공부해서 더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하면 훨씬 재미있는 시너지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파생돼 나가는 거죠.
GQ ‘치킨 누들 수프’에는 힙합적인 무드가 가득해요. 어릴 때부터 힙합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요?
JH 춤을 추면서 처음 들었던 음악이 (웹스터, 영 비의 원곡) ‘치킨 누들 수프’였어요. 그 노래로 저의 안무가 시작됐죠. 그런 향수 덕에 저의 ‘치킨 누들 수프’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춤출 때 나오는 음악, 많이 들었던 음악은 흔히 말하는 본토 힙합이었거든요. 그런 음악을 계속 듣고 춤을 췄기에 힙합적인 요소들을 몸이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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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3억 500만 뷰를 돌파했어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JH 스스로 결과물에 안주하면서 살지는 않으려고 노력해요. 앞서 말했다시피 새로운 결과물에 대한 욕심도 꾸준히 있고. 새로운 걸 계속 좇다 보니까 음악적으로도 성장하고, 발전이 생기고, 미숙했던 부분들이 다듬어지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거겠죠.
GQ 도전할 때, 결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어요?
JH 결과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요.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보다는, 내 거를 했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는 편이에요. 내 것을 했다.
GQ 또 다른 개인 작업도 준비 중이에요?
JH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에 많은 딜레마가 있기는 했어요. 슬럼프도 있었고요. 스스로 한계에 탁 부딪히더라고요.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까, 계속 생각하다가 지금껏 작업한 작업물들을 싹 갈아엎었어요. 지금은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는 거죠. 최대한 빨리 ‘새로운 내 것을 만들고 싶다’라는 욕심을 품고 작업 중이에요. 스스로 정해둔 데드라인도 있고.
GQ 새로운 도전일까요?
JH 네. 너무 큰 도전이에요. 그 도전을 하면서 또 한계에 부딪히고 있고요. ‘이게 진짜 어려운 거였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여기까지인가?’라면서 느낌표와 물음표를 반복적으로 주고받는 상태예요. 트렌드에 융합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아졌고, 그래서 의견을 아예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으니까 계속 왔다 갔다 해요. ‘어떡하지?’ 싶을 때가 많죠. 그래도 그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시기라고 여기고 있어요.
GQ 고민이 많군요.
JH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완벽하게끔 하려다 보니까 힘든 부분이 당연히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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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디테일에도 많이 신경 쓰는 편인가요?
JH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용부터 시작해서 흐름까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죠.
GQ 2년 만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요. 아미들, 팬들 앞에 마주 섰을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뭘까요?
JH 늘 콘서트를 시작할 때 하는 인사가 있어요. 그 인사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시 해보고 싶어요. “나는 여러분의 홉, 여러분은 나의 홉, 제이홉!” 이렇게 외치는 게 있는데 그렇게 크게 외치면 다시 돌아오는 그 에너지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요. 그 함성을요.
GQ 그 함성에 대한 갈증이 크죠?
JH 너무 크죠. 이번에 오프라인 콘서트를 한다고 해도 그 갈증은 충분히 해소가 안 될 것 같아요.
GQ 생각해둔 무대 위 제이홉의 모습이 있나요?
JH 음악을 만들 때부터 무대 위 모습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써 내려가야 할지 선명하게 그려지더라고요. 무대에 오른 후에도, 오르기 전에도 굉장히 신경 쓰죠.
GQ 영감은 어디서 얻어요?
JH 다양한 아티스트의 공연을 찾아봐요. 최근에도 한번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스파크가 탕하고 튀어 올랐어요. 그 순간 열정이 타오르고 도전 정신이 생겨요.
GQ 의상도 직접 생각하고요?
JH 무대를 떠올릴 때 의상은 빼놓을 수 없죠. 미숙하지만 배우려고 노력하는 분야 중 하나예요. 의상 스타일링 역시 무대를 채우는 데 중요한 부분이고, 놓쳐선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GQ 평소 패션에 관심 많잖아요.
JH 예쁜 옷을 입고 거울을 봤을 때 어떤 분위기와 느낌이 있고 그 순간의 내 모습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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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어보면, 멤버 각자가 느꼈던 10대의 감정과 20대의 감정이 진솔하게 녹아 있어요. 곧 20대 후반이 되어가는데 지금은 어떤 감정을 느껴요?
JH 슬퍼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앞자리가 ‘2’가 됐든, ‘3’이 됐든, ‘4’가 됐든 실질적으로 변하는 건 없을 것 같다고도 생각해요.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마음 편하고. 그게 바로 인생이잖아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게 많다고 마음 먹으니까 나이에 대한 감정이 많이 사라지긴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슬퍼요.(웃음)
GQ 지난 8년의 시간 동안 제이홉이 아닌 정호석으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JH 저는 정호석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제이홉이라는 사람으로 데뷔를 하고, 제이홉이라는 시간을 가지면서 정호석이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다는 걸 오히려 알았어요. 어떻게 보면 냉정하기도 하고 차가울 때도 있고 그런 부분을 스스로 보면서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새삼 알아갔던 것 같아요. 제이홉이라는 친구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부분인 거고. 정호석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정할 수 있어서 든든합니다.
GQ 미래를 떠올릴 때 설렘과 두려움 중 어느 쪽 감정이 크게 드나요?
JH 요즘은 생각이 매일 바뀌어요. 기쁘다가도 갑자기 되게 우울하고, 수없이 왔다 갔다 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것이 두렵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은데, 요즘은 다시 설레는 마음에 불씨가 튀어요. 팬들 만나는 순간도 오고, 지난 2년 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 일시 정지됐던 순간을 다시 이을 수 있는 시간이 오니까, 두려움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래를 떠올릴 때 설렘과 두려움 중 요즘은 “설렘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G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더 있어요?
JH 크게 목적을 두고 앞을 바라보지는 않아요. 흐르면 흐르는 대로,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받아들이고 사니까 즐거워지더라고요.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자는 게 커요. 그래도 그래미 어워드는 받으면 좋겠네요.(웃음)

Official English version will be coming out through GQ Australia on 23, December. (GQ.com.au)

    Fashion Editor
    Kim Yu Jin
    Content Editor
    Han Jae Pil
    Photographer
    Yoon Ji Yong
    Stylist
    Lee Ha Jung
    Hair
    Jang Hae in
    Make-up
    Choi Si No
    2nd Production
    Kim Kyung Min
    Set Design
    Choi Seo Yun, Son Ye Hee, Kim Ah Young at Da;rak
    Assistant
    Seo Yeon 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