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냄새가 물씬한 세 편의 영화.
레오 카락스 <폴라 X> 1999
곽경택 <똥개> 2003
압델라티프 케시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013
몸의 냄새가 물씬한 세 편이다. < 폴라 X >는 몸에 담긴 죄의식을 부추긴다. 성기를 노출하는 센 장면이어서가 아니라, 흡사 숲 속에서 움직이는 검은 물체를 보는 것 같은 화면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랑 이외의 것들만 떠오르게 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레즈비언의 성행위에 정공법으로 접근한다. 서로를 갈구할 때의 뜨거운 에너지를 보면서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똥개>는 무려 5분에 걸쳐 서로에게 묵은 감정을 쥐어짜내는 두 사람의 격투 신을 보여준다. 특히 목을 조르는 신만 2분이 넘게 이어지는데, 액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비루한 몸은 한국 지방 도시의 비루한 현실과 겹쳐 저릿저릿하다.
- 에디터
- 장우철, 정우영, 양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