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있어도 풍요롭다.
❶ 퇴근길에 꽃 한 단 사와 별 재주 없이 툭 넣기만 해도 화사해진다. 실린더형 화병 25유로, 아르켓.
❷ 침대 가까이 테이블 스탠드가 절실한 연유는 기쁘게 누웠다 한숨 쉬며 다시 일어나 실내 전등 끄러 가본 사람은 알지. 1962년부터 백열전구를 만들어온 일광전구가 만든 조명, 스노우맨22 테이블 스탠드 버터 컬러 21만원, 일광전구.
❸ 서장훈만큼 반듯하게 각 맞춰 리모컨을 놓지는 못하면서 깔끔함은 그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은 욕심 많은 중생에게 가장 완벽한 선택은, 잡동사니를 엉망진창 넣어도 말끔해 보이는 서랍장이 달린 가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벽걸이형 콘솔은 날렵하고 점잖은 데다 꽉 다문 입의 수납공간도 갖추고 있어 보기만 해도 듬직하다. 벽에 거는 대신 바닥에 놓고 써도 좋겠다. 그 존재감이 아름답다. 오벌 월 콘솔 1백38만원, 이스턴 에디션.
❹ 처음 독립하여 집을 꾸밀 때 소중한 줄 몰랐으나 없으니 가장 타격감이 컸던 존재가 밥상이다. 간장 종지 하나라도 밥상에 올려두고 찍어 먹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같은 남루한 생각은 덜 든다. 소반 가격 미정, 박홍구 at 챕터원.
❺ 침대 발치에 깔아놓거나 소파에 걸쳐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심리적 포근함도 높아지는 기분이다. 가벼운 블랭킷의 경우 벽에 걸어 그림처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보드라움을 발로, 손으로, 엉덩이로 느끼는 게 좋다. 스웨덴 아티스트 리니아 안데르손Linnéa Andersson 컬래버레이션 블랭킷 가격 미정, 아르켓.
❻ 평생 발 뻗을 내 집 마련까지는 요원해도 이 한 몸 기댈 의자 하나는 근사한 것으로. 이지 체어 업홀스테리 가격 미정, 피에르 잔느레 at 챕터원.
- 피처 에디터
-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