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윤은 돋보인다. 실력은 의심할 게 없다. 그런데 불안하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연세대와 국가대표팀에서
방성윤을 지도했던 김남기 감독은 말한다.
방성윤이 돌아왔다. 움직임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살을 많이 뺐다.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KBL에선 군계일학이다. 자부심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긴다.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단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직접 지도한 입장에서 볼 때 다른 선수들과무엇이 어떻게 달랐나? 뻔한 말이지만, 신체조건을 타고났고 노력도 많이 했다. 상당히 유연하고 힘이 좋다. 힘이란 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다고 무한정 세지는 게 아니다. 성윤이는 그냥 원래부터 힘이 좋다. 부모를 잘 만난 몸이다. 개인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그리고 회식 자리에 가서 술을 권해도 안 마셨다. 한 잔도. 담배도 안 피웠고.
특히 돋보였던 능력을 하나 꼽자면 무엇인가? 볼에 대한 감각.
방성윤에겐 이기적인 선수라는 비난이 늘 따라다닌다. 최근엔 좀 달라진 것 같나? 아직도 무리한 공격이 많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혼자서 아무리 골을 넣어도 팀이 지면 소용없다.
무리한 공격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수비에 겹겹이 막혀 있을 때, 점수가 뒤져 있을 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엉뚱하게 슛을 던진다. 이 경우 골이 안 들어가면 역습당하기가 쉽다. 억지스럽게 돌파하는 경우도 자주 있는데, 부상을 특히 조심해야한다(거짓말처럼 이 인터뷰가 진행되고 며칠 후(1월 4일) 방성윤은 부상을 당했다).
방성윤의 3점 슛이 안 들어갈 때 SK는 급속도로 흔들린다. 신기하게도 이 점에 대해 벤치에서 딱히 뭐라고 하는 것 같진 않다. SK 벤치가 잘못하고 있다. 지금 SK는 방성윤 혼자의 팀이다.방성윤이 돌아오고 현재까지 SK는 7경기에서 5승 2패했다. 원래 문제란 게, 상황이 좋을 땐 안 보인다. SK는 모든 게 방성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방성윤은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매경기 거의 풀 타임으로 뛰고 있다. 선수가 한 시즌, 그러니까 54경기를 풀로 뛰는 건 불가능하다. 정작 중요한 건 5~6 라운드인데, 지금 같은 상태로 나가면 그때 힘을 못 쓸 수도 있다(5승 2패 이후, SK는 내리 4경기에서 패한다. 역설적이게도, 방성윤이 부상을 당해 빠진다음 경기에선, 강적 모비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
벤치가 그 점을 인식 못 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경기 중에 벤치로 불러 앉히면 성윤이는 수긍을 안 한다. 인상을 쓰고 불만을 표시한다. 김진 감독이 방성윤을 감당 못 하는 것 같다.김태술, 김민수, 문경은, 이병석 등은 좋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경기를 보면 유기적이지 않다. 제각각이란 느낌을 받는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와 상당히 비교된다. 안팎으로 김진감독의 지도력에 의심을 갖게 된다.
방성윤은 득인가? 실인가? SK가 방성윤을 다른 팀으로 보내려한다고 가정해보자. 데려가는 팀이 있을까? 혼자선 잘한다.그런데 전술적으로 어떤 이득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치가 떨어진다. 마이클 조던은 개인 능력이 그렇게나 뛰어났는데도 동료들을 잘 활용하는 선수였다. 혼자서 상대팀 전부와 싸울 순 없다. 하물며 성윤이는 조던도 아니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자기가 득점을 덜하더라도 팀과의 조화를 생각해야 한다.
방성윤이 어떤 부분에 신경 써야 할까? 우선 수비. 어시스트도 매경기 평균 다섯 개씩은 해야 한다. 공격 리바운드도 적극적으로잡아야 한다. 최고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인정은 남들이 해줄때 의미가 있다. 우리가 서장훈, 김주성, 김승현을 최고라고 인정하는 건 그들이 말 그대로 보증 수표기 때문이다. 그 선수들이 있는 팀은 6강은 물론이고 4강에도 빠지는 법이 없다. 방성윤은 팀을 우승시킨 적이 없다. 6강에 한 번 오른 게 전부다.
정말로 방성윤이 SK에 도움이 안 되는지 세 명의 농구 전문가에게 한 번 더 물었다.
된다. SK는 센터진이 약하고 수비 조직력도 안 좋다. 어차피 우승 전력이 아니란 얘기다.플레이 오프만 바라보고 있는 팀인데, 방성윤이 지금처럼 해도, 플레이 오프엔 진출할 수 있다. 경기 하는 걸 보면, 방성윤은 팀이 이기는 것보다 개인 기록에 더 욕심 내는 것 같다.동부의 김주성보다 많은 골을 넣을 순 있다. 그러나 김주성만큼 인정받긴 어렵다. 레이업슛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섀넌이 있고, 3점 슛 라인에 방성윤이 있을 때, 김태술은 (방성윤의대학 후배라서 그런지 몰라도) 대부분 방성윤에게 패스한다. 3점 슛은 안 들어가면 끝이다. 팀내에서 우선 이런 분위기를 깨야 한다. 최연길(MBCESPN 해설위원)
된다. 방성윤이 다른 팀에서 뛰었다면 자기 중심적인플레이가 팀에 도움이 안 됐을 거다.그러나 지금의 SK에겐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방성윤의 슛은 그나마 확률 높은 공격루트다. 부상에서 복귀하면, 골 밑 돌파를 많이 시도했으면 좋겠다. 또, 방성윤이 공을 잡으면수비수 두 명이 붙는다. 이때 자유로운 동료를 활용할 수 있다. 방성윤 딜레마는 패스로 풀어야 한다. 손대범(<점프볼> 편집장)
안 된다. 방성윤의 슛이 안 들어가면 SK는 진다. 테런스 섀넌도 슛을 던지긴 하지만, 결국 다른 선수들은 방성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뛰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방성윤은 대학 때 가드, 포워드, 센터 모두 소화했었다. 지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주 중하나 혹은 둘만 사용하고 있다. 외각에서 슛만 쏠 게 아니라, 포워드나 센터처럼 골 밑에서도 많이 움직여야 한다. 팀 수비에도 더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수비가 안정되면 팀의 균형이 좋아진다. 박상혁(<스포츠 온> 기자)
- 에디터
- 이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