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여두면 든든하다.
페어드 커피ㅣ술을 품은 커피
니트바의 오너 바텐더 이지은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다. 이 사람은 위스키와 커피에 진심이다. 그런 그가 드디어 일을 냈다. 4종의 스페셜티 커피와 4종의 위스키를 페어링해 인퓨즈한 커피 ’페어드 커피’를 만든 것이다. “위스키와 커피, 무엇으로 하시겠어요?”란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게 되는 둘의 애호가라면 페어드 커피를 쟁여두길 권한다. 글렌피딕 15년 & 에티오피아 구지 G1의 조합에선 재스민과 복합적인 꽃향기가, 보모어 12년 & 인도네시아 코코와하요 G1에선 꽉 찬 바디감에 스파이시가, 오켄토션 12년 & 콜롬비아 슈가 케인 디카페인의 합에선 세련된 산미에 다크 초콜릿과 너트 향이, 메이커스 마크 & 브라질 프리마베라 옐로에서는 잘 익은 감귤과 복숭아 풍미가 난다. 쌀쌀한 밤의 캠핑에서, ‘막잔’으로 꺼내어 호호 불어 마시면 어쩐지 취기에 취기를 더하는 기분. 네이버 스토어에서 10월 중 오픈 예정으로, 가격은 6개입 기준 1만7~9000원대.
신비의 사랑ㅣ해장을 위한 커피
이것은 해장 커피다. 그 맛이 어찌나 구수한지 김이 솔솔 피어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제주 전역에 멋들어진 카페야 지천으로 널렸지만, 오로지 커피 맛에만 공들인 곳을 꼽자면 신비의 사랑이 아닐까. 신비의 도로 바로 옆에 있어 이름이 신비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맛보는 커피 맛과 향 자체가 신비하며 사랑스럽다. 부동산 가격처럼 벽에 다닥다닥 붙은 커피 원두의 이름이 외계어처럼 느껴진다면 상쾌한 바람 같은 맛이 나는 하니 블렌드, 강렬한 바다 같은 맛의 아라 블렌드, 푸근한 오름 같은 맛의 오름 블렌드 중 골라도 된다. 기분 탓인지 세 가지 커피에서 세 가지 맛 제주가 느껴진다. 이 블렌드는 드립백으로도 판매한다. 신비의 사랑 사장님 번호를 저장해두면 두고두고 제주의 맛을 카카오톡으로 배달 주문할 수 있다. 12개입 1만2000원.
헬카페ㅣ치어스 커피 칵테일
커피 칵테일이 목적이라면 헬카페 드립백만 한 게 있을까 싶다. 커피 한 잔을 진하게 추출해 소주와 섞으면 가성비 극상의 커피 칵테일이 완성된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첫째, 드립백으로 커피를 진하게 내린다. 둘째, 추출한 커피 원액의 온도를 낮춘다. 셋째, 소주나 기타 증류주와 믹싱한다(알코올은 물과 달리 향이 잘 스며든다). 마지막으로,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이따금 생각날 때마다 꺼내 마신다. 농도? 그날의 기분에 따르면 정답이다. 기주가 희석식 소주라면 다른 시럽을 넣지 않아도 된다. 쓴맛에 가려져서 잘 모를 뿐, 소주는 굉장히 단 술이니까. 마켓컬리에서 7개입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