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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성적 판타지로 가는 방법

2022.10.26박한빛누리

더 넓고 다양한 섹스의 세계를 마주하고 싶다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자. 침대에서도 대화가 필요하다.


“침대에서 해보고 싶던 걸 말해 봐”
시작은 각자 가지고 있던 섹스 판타지를 펼치는 것부터. “상상해 온 섹스를 알려줘.”, “해보고 싶은 플레이가 있어?”, “어떤 자세가 좋아?”,라고 질문을 던진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화 자체가 흥분되는 경험이 될 것이다.
Tip.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예민한 상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뜻하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 상대를 평가하거나 장난을 쳤다가는 다시는 상대의 판타지에 진입하지 못하게 될 거다. 파트너가 머뭇거린다면 자기가 가진 환상을 먼저 털어놓는 것도 좋다.

디테일한 규칙 정하기
일반적이지 않은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은 변태일까? 파트너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니다. 세상에는 페티시라고 부르는 수많은 성적 취향이 존재한다. 파트너의 취향이 낯설다면 처음부터 규칙을 상세하게 정하자. 도구를 사용할지 여부 등은 미리 알리는 게 좋다. 파트너가 가진 신체적 한계와 정신적 부담을 파악하고 장소와 분위기에 상호 동의하는 식. 섹스에 규칙이라니. 너무 딱딱한가? 판타지를 실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관계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Tip. 예전 파트너와 했던 경험이나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방식으로 어림 짐작하지 말자. 하늘 아래 같은 성적 취향은 없다. 남이 말하는 얘기가 아닌 파트너와의 소통으로 해결할 것.

세이프 워드 “멈춰!”
플레이에 몰입해 통제력을 잃었을 때 바로 멈출 수 있는 세이프 워드를 정한다. 이는 격투기에서 경기 중단을 뜻하는 ‘탭’과 같은 것이다. 세이프 워드는 단어와 신호 두 가지로 정하는 게 좋다. 단어를 말하지 못하거나 움직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단어는 뜬금없을수록 좋다. 이름, 안돼, 싫어, 아파, 멈춰 등은 플레이의 일부라고 오해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 눈을 세 번 깜빡인다거나 ‘베이글! 포도!’를 외치는 것도 좋은 방법. 세이프 워드는 절대 못할 것 같던 플레이도 가능하게 만든다. 어떤 난해한 플레이도 ‘정 안되면 세이프 워드를 외치지 뭐’라며 일단 시작할 수 있으니까.
Tip. 분위기를 깰까 봐 세이프 워드를 쓰는 게 겁날 수 있다. 그러나 판타지를 한 번에 모두 실현할 수는 없는 법. 신체적 한계나 정신적 압박이 느껴진다면 주저 않고 세이프 워드를 사용해야 한다.

리뷰의 시간
규칙으로 정한 한계가 그 자리에 머무르란 법은 없다. 플레이 후 편안한 분위기에서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플레이 중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파트너가 세이프 워드를 외쳤다면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지 대화를 나눠보자. 이야기 끝에는 시도하고 싶은 새로운 판타지와 그럼에도 넘고 싶지 않은 선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Tip. 규칙을 바꿀 때는 상대의 동의가 필수. 답을 강요하거나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세이프 워드를 외친 파트너에게 실망을 표현하거나 추궁하는 일도 금지. 파트너가 더 이상의 플레이를 원치 않는다면 굳이 이유를 묻지 말 것.

 

에디터
글 / 리효(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