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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페스에 대한 몇 가지 오해

2022.11.02GQ

입술에 포진만 올라와도 ‘성병’이란 오명을 쓰게 되는 헤르페스. 진실은 이렇다.

헤르페스는 무조건 성병이다?
❌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 꼴로 단순 포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헤르페스 감염증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es)에 속하는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피부와 점막에 감염을 일으켜 수포가 발생하는 병을 의미한다. 헤르페스는 1형과 2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1형은 주로 허리 위로, 2형은 허리 아래 부위 특히 외음부 생식기에 발생한다. 감기나 피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입가에 물집이 잡히는 경우, 1형 헤르페스에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성병과 무관하다. 하지만 1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항체가 생긴다 해도 몸 상태에 따라 재발할 수 있으니 면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2형 헤르페스는 성병으로 분류된다?
⭕ 맞다. 1형이 입과 입술, 구강 내 점막 등 단순 포진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2형은 생식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발생 부위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나눠 이야기하지만, 이와 구분 없이 교차 감염이 이뤄진다. 1형은 키스나 립밤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음료수를 함께 마시는 경우 등 구강을 통해 전염된다. 2형은 성기끼리 접촉하는 성행위로 주로 발생해 성기 주변에 포진이 발생하게 되는 것. 그래서 1형을 단순 포진 헤르페스, 2형을 성병으로 분류하게 된다. 2형의 경우 여성들은 생리 기간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태아와 신생아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주의와 예방이 필요하다. 성관계 시 콘돔 등 피임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헤르페스 예방에 도움을 준다.

헤르페스는 무조건 포진을 동반한다?
❌ 아니다. 헤르페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반드시 크고 작은 수포 형태의 포진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사람 중 수포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헤르페스 감염자 중 87.4%가 겉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자 중 눈에 띄는 증상이 있다고 해도 땀띠, 질염, 알레르기 반응으로 착각할 수 있다. 확연하게 헤르페스 감염을 알아차릴 만큼 뚜렷한 물집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는 의미다.

성병 검사에서 깨끗하면, 헤르페스 감염도 없다?
❌ 아니다. 성병 검사와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무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간소하게 진행하는 성병 검사의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 검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수두를 일으키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와 유사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정확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는 PCR 검사를 통해 진행하며, 필요에 따라 혈액을 채취하기도 한다. PCR 검사는 헤르페스 물집을 면봉으로 긁어내고 검체를 채취해 바이러스 핵산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생식기 주변에 포진이 발생하면 48시간 이내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검사가 도움이 된다.

헤르페스는 문란한 사람만 감염된다?
❌ 아니다. 성병으로 분류되는 2형 헤르페스를 ‘문란함’으로 연결 지을 수는 없다. 성병이 반드시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특히 헤르페스는 앞서 언급했듯 무증상 보균자들이 많아 특별한 증상이 없는 사람과 성관계를 맺었다가도 감염이 될 수 있어서다. 여러 사람과 성관계가 있을수록 각종 성병에 노출될 확률은 당연히 높아지지만, 헤르페스는 보균자가 많은데다, 한 사람과의 관계만으로도 감염 가능성이 충분하다.

에디터
글 / 도날드도(칼럼니스트)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