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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잃어버린 성욕을 찾아서

2022.12.02도날드도

최근 지하철에 ‘여성 성욕 저하 치료제’의 임상시험 희망자를 구하는 광고가 붙었다. 여자들도 이런 치료제로 잃어버린 성욕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여성용 비아그라 ‘바이리시(Vyleesi)’가 국내 임상시험 통과를 거친 이후 광동제약을 통해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리이시는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 사가 개발한 여성 성욕저하장애 치료용 신약 물질인 ‘브레멜라노타이드(bremelanotide)’ 성분이 들어간 주사약이다. 파트너와 갈등이나 의학적 문제가 없는데도 성적 욕구가 떨어지는 저활동성 성욕장애(HSDD) 치료제이며, 반드시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펜 형태의 주사제를 대퇴부에 직접 투여해야 하는데, 24시간 내에 1회 이상 투여하거나 한 달에 8회 이상 투여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바이리시는 FDA에서 허가받은 두 번째 여성용 비아그라다. 첫 번째는 2015년 미국 스프라우트 사에서 개발한 애디(Addyi). 먹는 알약 형태라 주사제인 바이리시보다 간편하지만, 두 달 이상 자기 전에 한 알씩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여성의 성 기능과 성욕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초의 여성용 비아그라’라는 영광을 안았다. 복용 기간 동안엔 금주도 필수다. 반면 바이리시는 이 같은 제한 없이 한 번의 주사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성용 비아그라가 성관계 30분 전 한 알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데 비해 여성용 비아그라는 복용 방법과 치료 원인이 확연하게 다르다. 남성은 음경 발기를 개선하는 ‘말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여성은 심리적 요인이 움직여야 되는 ‘중추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로 일시적인 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커플 상담 같은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여성용 비아그라는 ‘기능 개선’보다 ‘마음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염두 한다면, 성욕을 잃어버린 여성의 파트너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지 않을까.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