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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한국인 호날두, 주민등록증까지 등장 16강행 숨은 공신

2022.12.03박한빛누리

3년전 노쇼를 이렇게 갚다니.

날두가 날두했다. 새벽 0시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2-1로 이겼다. 한국은 1승 1무 4패. 승점 4, 득점 4, 4실점으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눈물이 고였다. 선수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붉은악마팬들에게 인사했고 모두가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이번 경기는 선제골을 터뜨린 김영권(울산), 극장골의 주인공 황희찬(울버햄프턴), 월드클래스를 증명한 어시스트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김승규(알사밥)의 신들린 선방, 그리고 무소속 호날두의 활약이 있었다. 전반 27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올린 왼발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김영권의 앞에 떨어졌다. 김영권의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가 중거리 슛을 쐈고 골키퍼 김승규가 쳐냈다. 쎄컨볼 찬스가 있었으나 호날두가 아주 먼 방향으로 헤딩슛을 날렸다. 이정도면 우리팀 수비수에 가까웠다. 허를 찌르는 침투도 몇 번 있었으나 번번히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약 70분의 시간 동안 호날두 덕을 몇 번이나 봤다. 결국 후반 20분, 안드레 실바(라이프치히)와 교체됐다. 경기가 끝나자 네티진들은 이번 16강 진출의 숨은 공신이라며 호날두를 ‘한반두’, ‘한국두’라고 불렀고 대한민국 국대 유니폼을 입히는 등 여러 밈을 생산했다.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에 ‘호날두’라는 이름을 새긴 합성사진까지 등장했다. 그간 한국 축구팬들은 호날두에게 악감정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2019년 K리그 선발팀과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 때 호날두가 벤치에 앉은 채 1분도 출전하지 않았던 것. 당시 호날두를 보기 위해 6만여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간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했다.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호날두는 그라운드 잔디도 밟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로 호날두에게 ‘날강두’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 빚을 3년 만에 갚은 셈. 어떻게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이렇게 기사를 쓴다. 발롱도르 5회 수상, 챔피언스리그를 5회 우승한 호날두가 어쩌다 이런 존재가 됐을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남은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에디터
글 /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