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식당에선 모두가 비슷한 콘셉트를 소비한다. 기린아는 좀 달라서 마음이 자꾸 간다.
홍대 앞은 지도를 자꾸만 넓혀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블로그에 새로운‘괜찮은 홍대 앞가게’가 추가된다. 나무 숟가락으로 카레를 떠먹는 집이 그중 절반이고, 각종 일본식 덮밥을파는 집, 칼로 썰어먹는 수제 햄버거를 파는 집 등이 이어진다. 그래선지 홍대 앞 구석에 새로문을 연‘기린아Girin A’가 돋보인다. 이곳은 간단히 말하면 미국식 중국 요리 도시락을포장해 판매하고 배달하는 곳이다. 자세하게 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작지만 뜯어볼수록괜찮은 맛이 나는 보물창고 같기 때문이다. 콘셉트 매니저이자 공동대표인 박찬용 씨의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거창할 수도 있는데, 홍대 앞 식당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이슨 므라즈가 흘러나오기보단 <여성시대>나 <세계는 그리고우리는>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이 나오는 곳, 작동되지도 않는 카메라나 카세트가 놓인 게아니라 좋은 제품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 곳요. 그래서 재미있는 지금 서울의 모습 그대로가드러나는 곳요.”그의 말대로 그 작은 공간의 모든 것은 당위가 있다. 배달원의 옷과 신발,심지어 시계까지 정해진 것을 착용하고, 서비스는‘욕쟁이 할머니’와‘패밀리 레스토랑’의중간 정도의 친절함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의도했다. 그래서 요리는어떤가? 무쇠팬에 바로 볶는 프로콜리 치킨과 몽골리안 비프, 찹 수이는 불 향이 풍부하고간은 짜지 않다. 모든 메뉴 6천원에 배달은 하나만 시켜도 자전거가 출발한다. 이달엔 특별히‘그랜트 민트 페스티벌 2009’에서도 기린아의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02-337-3975.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김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