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주제로 한 영화 <승부>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 이창호 9단이 한 말이다. 흔히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심리와 두뇌, 분위기, 기분, 성향 등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게 변수로 작용하는 치열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한때 바둑의 인기가 월드컵 열기만큼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이 세계를 제패했던 시기, 조훈현과 이창호 기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라이벌, 그리고 한국 바둑의 전설로 불린다. 조훈현은 세계 바둑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직후, 10세 소년 이창호의 재능을 알아본다. 그리고 제자로 거둔다. 혹독함과 따뜻함을 가진 스승, 그리고 높은 벽 같은 존재를 넘기 위한 제자의 이야기. 조훈현 역은 이병헌이, 이창호 역은 유아인이 맡았다. <보안관>을 연출했던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승부>는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고 이병헌, 유아인 출연 등으로 일찌감치 투자가 완료돼 2020년 12월 크랭크인 하여 2021년 4월 촬영이 끝났다. 이후 후반작업을 하며 극장 개봉을 준비해왔으나 여러 사정 등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팬데민이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그간 개봉을 못해왔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년 연속 인상된 극장요금을 문제로 꼽는다. 가격이 비싸니 자연스레 관객이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한국 영화도 극장 개봉을 고집할 이유도 없어졌다. <한산>과 <비상선언> 등의 화제작이 VOD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곧장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점, 그리고 영화 <승부>도 넷플릭스를 택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향방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화 <승부>는 2023년 중 공개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