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생리 중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여전히 당황스럽다. 상대를 어떻게 배려하고 어떤 걸 챙겨야 할지 헷갈린다. 남자라면 그럴 수밖에. 생리와 관련된 일곱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생리 전에는 기분이 안 좋다 – ❌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75%가 생리전증후군, PMS를 겪는다. 연구자료에 따라 30%라 보고된 경우도 있다. PMS는 생리를 시작하기 전에 가슴 몽우리가 아프고, 허리와 아랫배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우울해지는 증상이다. 이는 30대에서 40대 사이에 가장 많이 겪는다. 사춘기에 심했다가 점차 사라지는 생리통과는 반대로 PMS는 20대 후반에 시작된다.
생리 중에는 초콜릿을 먹으면 좋다 – ❌
생리 중에는 많은 피를 쏟으며 혈당이 떨어진다. 초콜릿이나 떡볶이처럼 달거나 짠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이유다. 초콜릿이 생리통으로부터 잠깐 기분을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 많은 당을 한 번에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몸을 피곤하게 한다. 생리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여성에게는 따뜻한 차와 충분한 휴식을 선물하는 게 훨씬 낫다. 이때 차는 카페인이 없는 우엉, 생강, 히비스커스, 캐모마일, 루이보스가 좋다. 카페인은 생리 중인 사람의 불안을 유발하니까.
신체 사이즈에 따라 생리대 사이즈가 달라진다 – ❌
생리대에 대, 중, 소의 사이즈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이즈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는가? 여성의 생리 양은 체격과 비례하지 않는다. 키와 몸이 작다고 소형 생리대를 사다 주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생리대 사이즈는 생리 양에 따라 고른다. 생리 양이 많은 이틀 차와 삼일 차의 경우 대형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잠을 잘 때 누워서 뒤척이는 경우까지 고려한 ‘오버나이트’와 생리 양이 매우 적은 시작과 끝 무렵에 사용하는 ‘라이너’도 있다.
생리대 한 개로 하루를 쓴다 – ❌
여성은 평생 약 1만 2,000개의 생리대를 쓴다. 28일 주기로 35년간, 일주일씩 월경을 하며 하루 평균 다섯 개의 생리대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다. ‘질 바이 질’이라 더 쓰기도, 덜 쓰기도 한다. 생리 양이 적어도 생리대를 덜 쓰는 건 아니다. 대신 작은 사이즈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같은 생리대를 하루종일 착용하면 안 된다. 생리혈이 넘치는 문제 말고도 생리대의 습기로 피부에 균이 생기기 때문.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는 사람은 건강하다 – ❌
난소와 자궁의 건강한 사람이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꼭 건강을 뜻하지는 않는다. 생리를 위한 조건만 잘 구성되었을 뿐 다른 신체 부위가 건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경우의 수는 도무지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생리통이 없다고 꼭 건강한 사람은 아니다. 같은 이유다.
월경 피가 묻으면 뜨거운 물로 세탁해서 피를 녹여야 한다 – ❌
이불이나 바지에 생리혈이 묻었다면 어떻게 세탁해야 할까? 다른 피 얼룩과 같다. 상상과는 반대로 피는 따뜻한 온도에서 응고한다. 피가 굳기 전 찬물로 문질러 세탁한다. 이미 말랐다면 치약을 발라 굳힌 다음 세탁을 하거나 소금물에 담갔다가 세탁을 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경우 기본은 찬물에 빨아야 한다는 것.
월경 중에는 임신을 할 수 있다 – ❌
아기의 방을 꾸며 놓았다가 정자가 들어오지 않아 방을 허무는 것이 생리다. 무너지고 있는 방에 정자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월경 중 섹스를 한다면 콘돔은 필수다.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균 감염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이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