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이 받았을 선물을 찾아, 과몰입 에디터가 모은 10년치 페이지.
“내 생일이 1월 16일인데. 생일 선물 고르시는 게 너무 힘드시다면서. 고3 때인가.
매년 지큐 1월 호 16페이지에 있는 걸 고르시겠다고 선언하셨어요.
어떨 때는 책이었고, 어떨 때는 커피 머신⋯
어떨 때는 스포츠카가 걸릴 때도 있었죠.”
-여정
“그런데 하도영 씨가 왜 17페이지인지는 모르겠는데.”
-동은
“16페이지를 보려면, 반드시 17페이지를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더 멋진 게 있을 때가 많거든요.”
-여정
<더글로리>를 보다가 ‘지큐’라는 단어가 들리자마자 10초 앞으로 가기, 다시 재생을 눌렀다. 지큐 16페이지? 89년생 여정 씨가 고3때 받았을 선물을 상상해본다. 그러니까 2007년 1월호. 그건 3층 지큐 사무실에도 없잖아. 지큐 16페이지로 아들의 선물을 고르는 부모라니. 컨셉 과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드라마에 과몰입한 스스로를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출근과 동시에 사내 자료실로 향했다. 그 곳에서 직접 길어올린 역대 지큐 코리아 1월호 16페이지. 선배를 떠올리며 스캔 했어요. 하도영 씨 같다던 17페이지도 함께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김은숙 작가님에게 대뜸 묻고 싶다. 16페이지에는 매달 수고로운 컨트리뷰터들에게 바치는 페이지 혹은 편집장의 한마디가 적힌 에디터스 레터, 에디터 크레딧 페이지가 이렇게나 많은데요. 주여정의 부모는 뭘 골랐고, 그는 대체 뭘 받은 거죠. 상상대로라면 주여정 씨의 부모는 괴짜가 맞긴 맞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