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언제 꼬무룩해질까? 속옷이나 몸매의 문제가 아니다. 남자 다섯이 말한 꼬무룩 모먼트.
쭈뼛거리는 널 보면
허벅지에 튼살? 펑퍼짐한 할머니 팬티? 가슴의 왕 점?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어. 진짜로! 이 중요한 순간에 그런 사소한 게 영향을 미칠 리가 있나. 그런 건 너의 아름다운 몸에 가려져서 보이지도 않아. 그보다 신경 쓰이는 건 자기 모습에 신경 쓰고 있는 너야. 네가 민망해하느라 쭈뼛거리면 나까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갈 곳을 잃은 소중이는 시무룩해지는 거고.
지유(28), 애니메이터
내가 후각이 좀 예민해서
이건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야. 보고 듣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우리 후각까지 고려하자. 며칠 전에 갑자기 분위기가 무르익는 바람에 씻을 틈도 없이 잠자리를 했어. 상대의 목덜미를 애무하면서 내려오는데 앗? 아… 진한 땀 냄새에 멈칫, 그 순간 성기는 머리를 숙였고 다시 고개를 들지 못했어.. 자기야,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성기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아. 우리 다음에는 꼭 샤워부터 하자.
공지헌(29), 군인
쉿, 그런 얘기는 나중에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 사이 중요한 소통의 시간이야. 이 시간이 특별한 건 이때가 말이 아닌 몸의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섹스할 땐 몸의 대화에만 집중하는 게 좋겠어. “우리 무슨 사이야?” 같은 지나치게 무거운 얘기나 “나 맛있어?” 같은 가벼운 장난은 나중으로 미루자고. 네가 말을 하면 내가 듣고 답변을 생각하느라 발기 상태를 지속하기가 어려워. 아, 관계 중에 “자기, 오늘 컨디션 안 좋아?” 이런 걱정도 하지 마. 난 늘 잠자리에서 컨디션도 기분도 최상이란 말야.
김은상(44), 선생님
휴대전화는 무음 모드로 부탁드려요
모든 게 곤두선 순간이잖아. 섹스하는 중엔 작은 움직임이나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카카오톡 알림음과 문자 수신음과 너의 아이폰 기본 벨 소리가, 그것도 최대 음량으로 침대에 울려 퍼질 때마다 난 놀라서 기절할 것 같아. 사차원의 세계에 있다가 뒷덜미 잡혀 현실 세계로 끌려 돌아오는 기분이야. 그래 알아, 급한 연락이 올 수도 있지. 섹스는 언제든 또 할 수 있으니 급한 일이 우선이지. 하지만 네가 엄마 전화를 받는 잠깐 사이에 나의 그곳은 시무룩해져. 우리 알림음 없는 섹스를 하자.
이민상(30), 회사원
왜 우리 애, 기를 죽여요?
빤히 그곳을 바라보거나, 빨리 싸라고 재촉하거나, 바꾸는 자세마다 싫다고 할 때 우리 애는 기가 죽어요. 조금 느리고 어리숙할 때도 있지만 늘 최선을 다하고 착한 애예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너무 대놓고 면박을 주지는 마세요. 마음이 여리고 섬세한 애라 금방 고개를 숙이고 축 처져버리고 만답니다.
롭(49), 웹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