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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리스 예보아가 코스와 협업할 수 있었던 이유

2023.01.31한재필

런던 베이스의 신진 브랜드 ‘예보아’를 운영하는 리스 예보아가 코스와 협업한 새 컬렉션 론칭을 기념해 협업 히스토리를 전했다.

GQ 며칠 전, 런던에서의 코스 협업 컬렉션 공개 행사는 어땠어요?
RY
굉장히 축복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축하와 환영을 받았고 디자이너로서 나의 커뮤니티에 패션쇼나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었던 분들에게 처음으로 이런 쇼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GQ 쇼를 마치고 관객 앞에 나설 때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RY
런웨이가 끝나고 나왔을 때, 나오미 켐벨, 영국 보그의 편집장 에드워드 그리고 평소 존경하던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가 앞에 있었어요. 그리고 저의 가족과 친구들, 코스 팀과 나의 예보아 팀,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를 지켜봐 준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사실 얼마 전, 1월 18일이 저의 생일이었어요. 친구들에게는 생일 파티를 하지 않을 거고 대신 1월 26일에 컬렉션을 보러 와서 축하해 달라고 했는 모두에게 축하를 받은 셈이죠.
GQ 생일 선물은 충분히 받은 것 같나요?
RY 
그럼요. 지금도 계속 선물을 받는 기분이에요.
GQ 기억에 남는 메시지나 연락이 있나요?
RY 
아버지께서 전화를 주셔서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주셨어요. 영국 보그의 편집장 에드워드도 저에게 연락해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줬고요. 하지만 이렇게 한 명씩 꼽기보다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해요. 인생에 배터리를 달고 자신감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영감을 준 거 같아 굉장히 고맙게 느껴요.
GQ 한국으로 오는 비행 중에는 무엇을 했나요?
RY 
저의 브랜드, 예보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계속 메모했어요. 팀을 어떻게 확장할지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등. 그리고 코스와 함께 작업하며 배운 것들을 어떻게 적용해 나갈지 그래서 사업을 어떻게 구조화할지 생각했어요.

GQ 브랜드 예보아와 디자이너 리스 예보아에 대해 알려 줄 수 있나요?
RY 
브랜드는 소셜 임팩트 브랜드예요. ‘예보아(YEBOAH)’는 저의 이름에서 가져왔는데, 영어로 번역하면 ‘다른 누군가를 돕는다’는 의미를 가져요. 제 브랜드 로고에 있는 원형은 어머니의 자식들을 뜻하고 별은 언제든지 밝게 빛날 수 있다는 미학을 담았어요. 예보아는 스트리트 럭스로서 테일러링, 스트리트, 스포츠, 캐주얼을 믹스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어요.
GQ 소셜 임팩트 브랜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면요?
RY 
책임감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세상 혹은 내 주변 커뮤니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브랜드를 뜻해요. 시작은 영국과 가나를 걸쳐 진행할 예정인데, 예를 들어 100달러의 물건이 판매되면 20달러는 고아원에 기부하거나 유니폼을 제작하거나 학교를 설립하는 데 사용하려 해요. 어떤 행동이든 다음 세대에 영감을 주고 지원할 수 있는 행동을 하려 해요.
GQ 패션 신에서 일하는 건 리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RY 
저의 목소리를 들려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저의 스타일과 작업물로 저를 보여 줄 수 있다는 것. 저의 성격과 무드, 색 등 모든 것을 패션에 반영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GQ 리스 본인에게 영향을 준 세 가지를 꼽아 본다면요?
RY 
엄마, 커뮤니티, 나의 어린 시절.
GQ 어머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 보여요.
RY 
지금 저의 성공은 모두 어머니의 노력과 힘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께서 가족과 자식을 이끈 희생이 지금 저의 모습을 만든 것 같아요. 그래서 큰 성공을 이룬다면 모든 걸 돌려 드리고 싶어요.
GQ 자신이 만든 옷(작품)을 처음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는 어떤 기분이에요?
RY
저의 작품을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가 이번 컬렉션인 거 같아요. 쇼가 끝난 후 바로 보내줬던 피드백들, 예로 ‘이거 사고 싶다, 갖고 싶다, 노란 스웨터랑 재킷 사고 싶다’ 등의 말을 들었을 때 아주 자랑스럽고 행복했어요.

GQ 코스와의 협업에 대해 소개해준다면요?
RY 
컨셉 자체는 ‘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라는 단어에서 시작돼요. 어렸을 때, 제가 말썽을 많이 부려서 어머니께서 정신 차리라고 저를 가나로 보내셨어요. 그때는 어머니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고 성인이 되어 생각해보니 제가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던 걸 어머니가 방지해 주신 거였죠. 이게 저 스스로의 ‘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컬렉션에서는 애벌레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려 했어요. 애벌레는 움직임에 한계가 있지만 성충이 된 나비는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고 위험 요소가 앞에서 날개를 펴서 자신을 방어할 수도 있죠. 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GQ 코스와의 만남, 첫 시작의 느낌은 어땠나요?
RY 
첫 만남은 제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을 코스에게 보여주는 시간이었어요. 그때 당시 예보아를 통해 10개 정도의 컬렉션을 동시에 선보이는 ’텐 컬렉션(10 Collection)’을 준비 중이었고 준비되어있던 많은 것을 그들에게 보여줬어요. 그리고 우리가 협업 했을 때, 두 브랜드가 어떤 비슷한 면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과정을 겪게 될 지에 대한 얘기를 굉장히 많이 나눈 자리였어요. 저에게는 영감도 많이 받고 코스에 대한 좋은 인상도 많이 받는 자리였죠.
GQ 협업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나요?
RY 
코스와 예보아, 두 브랜드가 어떤 것을 만들지 고민하는게 첫째 단계였어요. 색을 예로 들면 다양한 색 중, 네 가지 색을 먼저 골랐고 이후 컨셉에 맞게 두 가지 색으로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 과정에서 노란색과 검은색을 선택했죠. 색을 조율하고 나서는 실루엣을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코스에서 기존에 전개하던 실루엣을 보면서 첫 샘플을 만들었고 그 이후에는 피드백을 나누며 다음 샘플이 나왔어요. 흐름이 더 압축된 후에는 원단의 수급 일정, 제품 발매 일정을 고려해 최종 샘플을 만들었고요. 마지막으로 마케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GQ 자기 작업물에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는 편인가요?
RY 
100%예요! 특히 이번 협업은 두 브랜드가 굉장히 잘 섞였어요. 작업 시간이 길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작했죠. 한정된 시간 안에서 다양한 작업을 굉장히 잘 맞춰서 끝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아요.
GQ 옷을 만들 때, 디자인과 스토리 그리고 트렌드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해요?
RY 
무조건 스토리가 가장 중요해요. 스토리가 없으면 디자인도 없죠. 그리고 트렌드는 따르지 않아요.

GQ 협업 아이템 중, 서울 남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RY 
체크 패턴 아이템 중 하나를 고르면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베스트를 추천하고 싶어요. 캐주얼하게도 미니멀하게도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좋아요. 그다음으로는 사이드 버튼 트임이 있는 트랙팬츠를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의 인플루언서들 사진 속에서 이런 바지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꼭 하나 추천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고르자면 테리 소재의 셋업 수트를 고르고 싶어요. 이 룩은 하이엔드 스니커즈나 혹은 평범한 스니커즈랑 입어도 굉장히 좋고 활용도가 좋아요.
GQ 리스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 해가고 있나요?
RY 
브랜드를 운영하는 파운더 겸 디렉터로 여러 조사와 연구를 이어 가고 있어요. 서두르지 않고 완성도를 높이려 해요. 서두르지 않아도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내면 사람들은 기다려 줄 거로 생각해요.
GQ 리스 예보아 그리고 브랜드 예보아는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나요?
RY 
소셜 임팩트에 중점이 되도록 기억에 남고 싶어요. 우리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사람. 그리고 패션으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고 소재를 고를 때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 다음 세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에디터
한재필
사진
코스(C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