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슬쩍 돌려 말하는 직장인들의 언어. 그 속에는 숨겨진 다른 뜻은?
“다름이 아니고요” | 꼭 들어줘야하는 이야기가 있어..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다. 사전적 의미 ‘다른 까닭이 있는 게 아니라’라는 뜻으로, 앞으로 이야기할 내용에 대해 살짝 집중을 요구할 때 쓰인다. 주로 상사에게 보고할 일이 생겼을 때, 거래처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 때 사용되며, 간혹 업무에 관련된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닌 대화 내용 중 나온다면 ‘시간 많이 안 뺐을 테니 잠깐 내 얘기 좀 들어줄래?’라는 뉘앙스로 바뀌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면 별것 없는 이야기에 꽤나 긴 내용이라는 것이 함정이다.
“그건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 절대 하면 안돼..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은 꽤나 중요하다. 상사의 눈치는 물론, 신입이나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다른 동료 직원들까지 신경 쓰며 업무를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거래처에서도 차장 및 부장급 이상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대리나 과장급 직원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훨씬 부담이 적다. 이렇다 보니 눈치껏 거절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내 상사가 싫어할 수 있기 때문에 진행했다가는 내가 된통 혼날 각이니 삼가 달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가능한지 확인해 볼게요” | 가능할 확률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거나 누군가가 불가능한 일을 계속 부탁할 때 최대한 돌려서 ‘가능한지 확인해 보겠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은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능한 부분을 찾겠다고 하니 어느 정도 희망이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한 부분을 확인해보 겠지만 사실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훨씬 강하므로, 상대방이 이렇게 말할 경우 큰 기대를 하지 말고 다른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지금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서요” | 나의 최선은 여기까지야..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다. 특히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라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오류를 범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석대로라면 담당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담당자 없이 내가 눈치껏 일을 처리해도 될 것이라는 약간의 방만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 그러다 처리한 업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서(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로 책임을 슬쩍 피해가기도 한다.
“다음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 이 건은 여기서 마무리합시다..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상대방의 제안을 허락하고 싶지 않을 때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는 것보다는 살짝 부드럽게 말하는 스킬도 중요하다. 특히 업무 관계에서 만나는 사람의 경우에는 대화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거절할 때도 정중한 거절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배려하며 말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식사 제안을 거절하고 싶을 때 다른 핑계를 대며 아쉽지만 다음에 하겠다고 말하면,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