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앙하면서도 맛있는 유쾌한 별별 방법.
YANG-ON-SO-ON
위스키를 즐긴다면 40도로 데운 자작막걸리의 은은한 오크 향에 반할 거예요. 스타트 하우스 도착 후 온수 채운 볼에 2분만 담가도 충분해요. 그늘집으로 갑니다. 타는 목마름에는 얼음 가득 채운 자작막걸리가 좋겠어요. 삼양주로 빚은 원주를 60일 저온 숙성한 술은 온더록으로도 풍미가 살아나죠. 후반전 시 카트에 실어두고 홀 아웃할 때마다 조금씩 들이켜세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외치면서. Alc. 12퍼센트, 350밀리리터 기준 2만3천원.
AMAZING BREWERY
잔에 커다란 얼음을 하나 넣고, 마크홀리 드라이12.0과 탄산수를 섞으면 3초 만에 새콤 쌉쌀 산뜻한 막걸리 하이볼이 완성됩니다. 그늘집에선 차갑게 얼린 잔에 마크홀리 오리지널6.0을 콸콸 따라 들이켜세요. 어떤 요리에도 이질감 없이 어울려요. 라운딩 후 뜨끈한 물로 목욕을 끝냈다면, 칠링한 마크홀리10을 나이트 캡 삼아 마셔요. 한 병 기준 344킬로칼로리, 포만감도 좋아요. 드라이12.0와 오리지널10.0 1만6천9백원. 오리지널6.0 7천9백원.
SULSEAM
긴장은 ‘다운’, 자신감은 ‘업’시킬 한잔. 술취한원숭이와 적당히 달콤한 흰색 시판 막걸리의 5:5 믹스입니다. 완성된 예쁜 핑크 막걸리는 목 넘김마저 부드럽네요. 그늘집에선 칠링해둔 이화주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쓱쓱 비벼보세요. 미리 얼려 보냉 백에 담아왔다면 지금쯤 살얼음이 띄워져 있을 거예요. 게임이 마음 같지 않나요? 술취한원숭이를 원샷하세요. 떠나간 공들이 잠시 잊힐 거예요. 이화주 Alc. 8퍼센트, 8천원. 술취한원숭이 Alc. 10.8퍼센트, 9천원.
JUBANGJANG BREWERY
사이좋게 약 4샷 나오는 쑥크레 윗부분의 약주에선 쑥 향이 솔솔 피어납니다. 티 샷도 가벼워질 것 같아요. 8, 9홀쯤 되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괜찮아요. 아래쪽 걸쭉한 탁주 부분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얼음을 한두 알 넣으니 술이 보들보들해지네요. 그늘집입니다. 허기는 채웠는데 왜 뭔가 빠진 것 같죠? 꾸덕한 병 아랫부분 탁주를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올려보세요. 이것이 바로 ‘쑥포카토’ 되시겠습니다. Alc. 10퍼센트, 2만원 중반대.
SANGJU BREWERY
스타트 하우스. 너디 호프의 바질 풍미를 즐기려면 큰 와인 잔으로 즐겨봐요. 집중력이 필요한 4번 홀. 연이은 해저드의 난도 높은 코스에서 멋진 샷으로 위기를 넘겼다면, 달콤한 너디 펀치로 축배를 드세요. 캄파리 비터 네 방울을 넣으면 술에 볼터치를 한 듯 귀엽죠. 10홀. 아차차. 후반 첫 샷에 공을 잃어버렸네요. 너디 킥에 카카오닙스 한 꼬집을 넣어 정신을 다잡으세요. 호프 Alc. 5퍼센트 1만원. 펀치 Alc. 5퍼센트, 9천원. 킥 Alc. 4퍼센트, 9천원.
FERMENTARY SEOUL
다양한 표정을 지닌 술 앞에서 ‘Shake it’은 금물. 단홍의 맑은 윗물에선 은은한 과일과 꽃 향기가 풍겨요. 티 샷 전 제격이죠. 오늘따라 대결 상대의 공이 잘 맞는다 싶으면 단홍과 포카리스웨트를 1:1로 섞어 쓱 건네세요. 주스인 줄 알고 벌꺽벌꺽 마신다면 승리의 신이 당신에게 임할 겁니다. 사이다를 첨가해도 좋아요. 라운딩 후에는 남은 아랫부분을 온더록으로 즐겨보세요. 쌉쌀한 맛, 산미, 감칠맛이 모두 일품이죠. Alc. 13.5퍼센트, 2만원 중후반대.
BOKSOONDOGA
샴페인 막걸리가 우아하게 등장합니다. 라운딩 시작점의 음용 온도는 2~4도. 식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산미와 감칠맛을 품은 탄산에 홀인원의 꿈을 꾸게 되네요. 비실비실 땀이 나는 더운 오후, 그늘집에서는 막걸리 칵테일(막걸리, 사이다, 과실 음료를 1:1:1의 비율, 음용 온도 1~3도)로 갑니다. 후반 파3 홀에서 드디어 기적이 일어납니다. 홀인원! 이번에는 3~5도로 갈증 해소와 향을 모두 풍부하게 즐겨보는 겁니다. Alc. 6.5퍼센트, 1만원 초반대부터.
MAKKU
마쿠 오리지널, 망고, 블루베리. 정답은 없으니까 취향대로 고르세요. 충분히 칠링해둔 마쿠를 살살 흔들어 티오프 전 크루들과 나누세요. 그다음엔 골프 카트에 넉넉하게 쟁여두고 스코어 내기를 하는 겁니다. 보기 시 1/4캔, 더블 보기 시 1/2캔 원샷. 그늘집 단골 메뉴 떡볶이, 김밥, 만두와도 잘 어울려요. 오버 파를 기록한 날은 얼음으로 칠링한 마쿠를 마시고, 녹초가 된 날은 오리지널 마쿠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섞어 마셔보세요. Alc. 6퍼센트, 약 2천5백원.
TOGETHER
와인 1865가 18홀에 65타 치라고 유명해진 와인이었던가요? 그렇다면 라벨에 둥글고 큰 골프공이 연상되는 멜론이 그려진 이 막걸리는 어떨까요. 연희 멜론입니다. 비싼 과일이 진진한 연희동 사러가마트를 생각하며 만들었대요. 경기 중, 카트를 타고 이동할 때 물통처럼 쿨하게 싣고 다니세요. 홀 이동 중에 생수 마시듯 뚜껑을 열고 벌꺽벌꺽 마실 수 있는 녀석이죠. 무려 4.2퍼센트 함유된 멜론의 달콤한 맛으로 경기 중 떨어진 당 급속 충전도 가능할 거예요. 냉장 보관하면 병입일로부터 2개월까지 마실 수 있어요. 라운딩 중에 연희 멜론을 마셨다면 윈터딜라이트는 라운딩 후 클럽하우스에 걸맞을 술이죠. 클럽하우스에서 마신다면 그저 그런 평범한 술로는 안되잖아요. 와인을 연상시키는 매끈한 보틀 디자인에 와인에 버금가는 알코올 12도를 자랑합니다. 귤, 국내산 감초를 함유해 얼핏 내추럴 와인 같은 기분도 드네요. 연희 멜론 Alc. 10퍼센트, 1만원. 윈터딜라이트 Alc. 12퍼센트, 3만8천원.
KOOKSOONDANG
녹진한 텍스처의 이화주에 베리류를 얹어 한 수저 푹 뜨고 힘찬 스윙을 다짐합니다. 아뿔싸. 1번 홀에서 양파를 기록했네요. 심기일전한 2번 홀. 3도로 칠링한 국순당 생막걸리를 벌꺽벌꺽 마십니다. 라운딩 중반이 지나고 갈증이 몰려올 때, 다시 한번 국순당 생막걸리를 부릅니다. 보글보글한 발효 탄산이 기분 좋게 혀를 간지럽히네요. 조금은 다른 후반이 펼쳐지겠죠? 국순당 생막걸리 Alc. 6퍼센트, 골프장 기준 8천원. 이화주 Alc. 12.5퍼센트, 4만5천원.
JURUKJURUK
그늘집에서 거나한 한 끼를 마쳤다면, 강릉 해변 위 구름을 떠먹는 듯한 디저트 막걸리, 주룩주룩을 꺼내보세요. 강릉 딸기의 산뜻한 산미와 쌀 본연의 감칠맛이 기름진 식사를 말끔하게 헹궈줘요. 뜻밖에 터진 홀인원에 누구라도 붙잡고 비주를 하고 싶을 때 허리춤에 지니고 있으면 좋겠어요. 미리 얼려 가져 가면 1홀에서는 아이스크림으로, 9홀쯤에는 셰이크 같은 요거트로, 18홀에서는 탄산수를 섞어 에이드로 즐길 수 있죠. Alc. 4퍼센트, 6천~7천원대.
HAN-A-YANG-JO
첫 홀부터 오르막 파5 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듭니다. 칠링한 아홉쌀 한 모금을 입 안에 넣고 뇌를 재빨리 굴리세요. 그늘집에서 여유를 부리기 어려운 골린이라면 허기와 갈증을 한 방에 날릴 열두쌀 막걸리가 비장의 무기죠. 싱그러운 바나나 향과 쌀의 질감이 식도를 부드럽게 쓸어주네요. 침착함이 중요한 18홀, 비밀 병기 열두쌀을 꺼내 탄산수를 섞어 마시면 승리가 코앞입니다. 아홉쌀 Alc. 9퍼센트 1만5천원. 열두쌀 Alc. 12퍼센트, 2만2천원.
TAAK BREW
드디어 머리 올리는 날. 상상해온 필드가 눈앞에 펼쳐지니 긴장감에 심장이 활어처럼 뜁니다. 은은한 단맛과 잔잔한 산미, 매끄러운 목 넘김의 탁 132 오리지널 한잔을 마시며 오늘의 샷도 순순하길 바랍니다. 그늘집, 탁 100 내추럴의 시간입니다. 질감은 가볍고 톡 쏘는 강한 산미와 내추럴한 향을 지닌 온더록 한잔으로 정신이 바짝 차려지네요. 심기일전하며 한잔 탁! 탁 132 오리지널 Alc. 6퍼센트, 7천5백원. 탁 100 내추럴 Alc. 10.5퍼센트, 1만4천9백원.
JIPYEONG JUJO
전반이 끝나고 라운딩 크루와 유대감이 피어났다고 생각될 무렵, 바로 지금이 ‘막설레주’가 등장할 타임입니다. 지평 생 쌀막걸리 한 통에 밀크셰이크 맛 아이스크림 설레임을 믹스하면 부드러운 거품이 생겨 끝까지 슬러시 상태로 마실 수 있어요. 낙지볶음, 두부김치 같은 그늘집 단골 요리와도 어울리죠. 원래 알코올 도수보다 낮출 수 있으니, 취하고 싶지만 정신은 말짱하고 싶은(?) 술꾼들에게 제격입니다. 라운딩이 끝나고, 텐션의 온도에 걸맞게 알코올 도수도 두 배로 ‘업’시킵니다. 라운딩이 잘 풀리면 잘 풀린 대로, 망하면 망한 대로. 지평의 하이엔드 브랜드 ‘푼주’의 석탄주는 물, 쌀, 누룩으로 만들어 깨끗하고 담백하며 은은한 탄산감이 입 안에서 잔잔하게 오늘을 위로해줄 거예요. 0~1도 사이에 보관해야 하지만, 3도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죠. 잔에 따라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 마시면 딱이에요. 지평 생 쌀막걸리 Alc. 5퍼센트, 골프장 기준 1만1천원부터. 푼주 석탄주 Alc. 12퍼센트, 식당 기준 3만1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