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썸 탈 때 나를 좋아해서 한 행동이 뭐야?” 연애 중인 5명의 여자들이 직접 본인의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10일 차 가장 뜨거운 커플부터 상당한 내공의 5년 차 커플까지. 남자친구들이 직접 여자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남자들의 진짜 플러팅을 공개한다.
애교가 많아진다
그 사람이 차갑고 냉철한 사람이라서 애교가 없는 거라고? 아니다. 당신이 그의 애교를 캐치하지 못했거나 정말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절대 확신한다. 내 남자친구는 소위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라고 불리는 딱딱한 INTJ의 남자다. 하지만 나랑 연락할 때만큼은 “웅” “ㅎㅎ” 같이 귀여운 말투를 곧잘 쓰기에 ‘이 남자가 진정 INTJ가 맞나?’ 의심할 정도였다. 물론 저런 말투도 F들이 보면 애교인지 모르겠는 수준이긴 하지만. 평생을 ‘응’ 대신 ‘웅’이라고 보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핸드폰을 침대에 던질만큼 본인 딴에 엄청난 플러팅이었단다. 로봇도 사랑을 하면 귀엽다. 뭐든 귀여운 게 최고다. (24세, 연애 10일 차)
같이 가자고 한다
요즘 좋아하는 맛집, 개봉한 영화 등 무슨 이야기만 해도 “같이 가자!”를 남발하는 남자였다. 약속을 잡으면 몰라, 언제 가자는 말은 없고 가자는 말만 던지기에 일단 기분대로 내뱉고 보는 무계획한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근데 참 신기하게도 결국 우리는 그 때 말했던 영화를 보고 그 때 말했던 맛집을 같이 간 그 날에 사귀게 됐다. 사실은 그런 말들이 숨 쉬듯 플러팅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별로였다고 말했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부인하더라. 자기는 관심없으면 절대 같이 가자고 안 한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남자는 관심없는 여자에게 시간, 돈, 에너지를 안 쓴다는 말이 맞긴 한가보다. (26세, 연애 1년 차)
관심사에 관심을 가진다
내 남자친구는 수위가 높고 쎈 문장을 뱉어내는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남자다. 단 둘이 처음 만날 날에 서로 어색하게 하이볼만 홀짝이고 있는데 대뜸 어떤 노래를 좋아하냐고 묻더라. 안 그래도 떨려죽겠는데 머리까지 굴리려니까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귀여운 인디 밴드 노래를 좋아한다고 둘러댔다. 그 후에 언제는 같이 산책하는데 갑자기 “넘넘 스윗한 넌~” 가사를 흥얼거리다 혼자 흠칫 놀라는 게 아닌가. 지금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귀여운 인디 밴드를 좋아한다고 말한 날 <볼빨간사춘기 – 썸 탈거야>를 연속재생으로 들으며 집에 갔단다. 사실 나 UK Drill 힙합 좋아해. (28세, 연애 2년 차)
행동에 관대해진다
“머리카락은 그 때 그 때 테이프로 붙이라고 했지” 동거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내 남자친구는 이제 엄마인지 남자친구인지도 헷갈릴만큼 잔소리를 해대는 깔끔한 남자다. 지금도 바닥에 떨어진 내 머리카락을 주우며 툴툴대는 그에게 이 질문을 넌지시 던졌더니 우리가 썸타던 어느 날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는 친구랑 밥을 먹을 때도 덜어먹지 않고 숟가락을 집어 넣으면 국자로 머리를 때리는 사람인데 내가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같이 오뎅탕을 훌훌 떠먹었던 게 기억난다고 한다. 그런 본인을 보고 날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고. 물론 이제는 덜어먹지 않으면 내게도 국자가 날라오긴 한다. (29세, 연애 3년 차)
도와주려고 한다
한창 파릇했던 20대 시절 대뜸 게임에 관심이 생겼던 적이 있다. 도통 이 쪽 분야에는 전무한 터라 당시 구)썸남이자 현)남자친구에게 무얼 사야할 지 모르겠다며 가벼운 넋두리를 했다.“이렇게까지 도와준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혼자 용산전자상가를 가면 바가지를 쓴다며 기필코 같이 따라가서는 좋은 게임기를 골라줬다. 5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뭘 물어봐도 구글에 찾아보라며 시큰둥하게 굴지만. 솔직히 그 때는 과하게 도와주는 행동이 부담스러웠는데 저렇게 귀찮은 게 많고 시니컬한 사람이 어떻게든 점수따고 싶어서 노력한 걸 생각하면 마냥 귀엽다. (32세, 연애 5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