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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 지겨워요? 경주의 새로운 핫플, 플레이스 씨  

2023.05.23하예진

꺼진 경주도 다시 봐야할 때, 복합문화공간 PLACE C.

언제부턴가 관광지 풍경 일색인 황리단길에 흥미를 잃었다면, 식상하다 싶은 경주를 다시 볼 때다. 다시 한번 경주로 향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하나 추가됐으니까. 지난 4월 문을 연 경주 문화의 새 얼굴,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 씨(Place C)다. 경주에 불현듯 등장해 약 2,000평 부지에 연면적 총 600평 규모로 세워진 복합문화공간인데, 전시관을 비롯해 카페와 한식당, VIP룸, 야외정원을 갖췄다.

플레이스 씨는 기존 터에 자리잡고 있던 한옥 펜션의 목재와 기와를 그대로 살린 업사이클링 건축물로 지어졌다. 이는 콘텐츠(Content)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가치를 융합한 ‘콘고지신’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모토를 엿볼 수 있는 대목. 문화 역사에 치중된 기존 콘텐츠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하여 경주만의 새롭고 독보적인 스토리를 지닌 콘텐츠로 도시를 새로고침 해나가는 것이 이 공간의 목표다. 한국적인 오래된 아름다움과 정취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고대 도시 경주의 문화역사를 기반으로 현대적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SEE

‘경주’의 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 예술 허브를 표방하는 플레이스 씨의 출사표가 방점을 찍는 지점은 바로 국내ㆍ해외 예술가를 위한 교류의 장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플레이스 씨가 심혈을 기울여 큐레이팅하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전시는 그동안 경주에서 볼 수 없었던 메가 스케일 규모로 열려 미술 애호가들을 맞이한다. ‘경주’라는 근사한 도시에 문화예술로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는 하나의 커뮤니티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 플레이스 씨의 비전. 그 출발은 대중의 보편적인 기억과 문화, 경험을 독창적으로 재구성한 대규모 작품으로 사랑받는 현대 미술의 룰브레이커 로즈 와일리와 함께한다. 개관전으로 4월 개장부터 10월 3일까지 ‘로즈 와일리: Hullo Again’ 展을 개최하며, 로즈 와일리를 세계에 알린 대형 유화 작품 40점, 드로잉 작품 45점,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조형물을 포함한 25점과 최신 연작 등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작품 총 110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로즈 와일리의 가장 큰 규모의 조형물인 거대 ‘파인애플(Pineapple)’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데, 파인애플 조형물을 플레이스 씨 야외 정원의 거울 연못 위에 설치해 관람객에게 회화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보인다. 플레이스 씨는 로즈 와일리 개관전을 비롯해, 무라카미 타카시, 나카무라 모에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굿즈 샵에는 이탈리아 명품 문구 브랜드 파브리아노가 입점했다. 파브리아노는 이탈리아의 마을 이름을 딴 브랜드로 1264년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미술 거장들이 이 마을에서 생산한 종이를 사용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EAT

플레이스 씨의 한식당은 제철 지역 특산물을 식재료 삼은 지극히 경주스러운 메뉴를 선보인다. 시그너처메뉴는 야들야들한 국내산 문어와 전복 그리고 플레이스 씨의 특제 육수로 회심의 한수로 더한 건강 별식인 문어전복 솥밥. 오직 경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는 돔배기 솥밥을 추천한다. ‘돔배기’라 불리는 상어 고기를 맛볼 수 있는데, 전통적으로 포항, 영천 등 경북 지역의 제사상에 오르는 귀한 음식으로 특유의 감칠맛과 고소함이 매력적인 경상도 지방의 별미다. 플레이스 씨의 셰프들이 직접 채집하고 말린 향긋한 국내산 산나물로 지은 산나물 솥밥은 플레이스 씨 직원들도 인정하는 추천 메뉴. 산나물과 쫄깃한 식감의 팽이버섯 그리고 들기름의 고소함의 삼위일체가 빛난다. 한 숟가락 크게 물면 입에서 녹고 마는 부드러운 한우를 황금 레시피 불고기 소스에 재워 한우 불고기 솥밥은 단짠단짠의 묘미를 구현한다. 모든 메뉴 주문 시,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 3종과 국을 함께 상에 내는데 메인 디쉬 못지 않은 감칠맛으로 미식가의 혀를 사로잡는다.

DRINK

플레이스 씨의 카페는 경주의 자연을 품은 맛과 향을 브렌딩한 메뉴로 드링크 라인업을 갖췄다. 자스민 밀크 티(Jasmine Milk Tea)는 밀크티의 풍미와 코끝을 스치는 자스민 향 그리고 깔끔한 뒷맛이 경주의 살랑이는 봄바람과 운치있는 자연에 잘 어울리는 음료. 하동 프리미엄 티(Hadong Premium Tea)인 백차(White Tea)는 찻잎의 어린싹과 잎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시들게 한 뒤 자연건조로 마무리해 완성한 은은한 난향이 일품인 차로, 마지막 잔은 지리산 설중매 띄워 향기를 즐기는 디테일마저 퍽 우아한 마실 것이다. 하동 혼합 티(Hadong Blending Tea)인 유자병차(Hot/Iced)는 발효차인 잭살차에 모과, 돌배를 블렌딩하여 가을 유자에 꾹꾹 눌어 담고 찌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만들어 마음을 달래준다. ‘플레이스 씨 스페셜 부스트 티’라는 부제를 단 마실 것도 즐비하다. 히비스커스, 엘더베리, 로즈힙,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등을 블렌딩한 티 베이스에 중국의 양귀비가 즐겼던 리치와 알 로에 베라로 은은한 단맛을 더해 깔끔하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A’, 100% 사과, 레몬 원액에 사과와 오렌지의 생과일을 곁들여 비타민 부스터의 새콤달콤한 맛을 살린 ‘# B’가 그 면면이다.

플레이스씨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국당2길 2
웹사이트: http://placec.kr/
인스타그램: @placec.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