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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천명관의 ‘고래’

2023.05.24박한빛누리

작가 천명관, 그리고 ‘고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가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도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유럽의 암울한 전망을 다룬 소설 <타임 셸터>(Time Shelter·시간의 도피처)가 차지했다. <고래>는 고배를 마셨지만 최종후보 6편에 오른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다. 한국적인 이야기가 세계인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 작품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이어 2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다. 앞서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 한강의 다른 소설 <흰>도 최종 후보에 올랐었다. <고래>는 천명관이 2004년 불혹의 나이에 낸 첫 장편 소설이다. 영화판에서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그가 영화로 만들고 싶던 소재를 가지고 쓴 이야기로 노파-금복-춘희로 이어지는 세 여인의 굴곡지고 파란만장한 삶을 담았다. 그렇게 <고래>는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했고 인기는 꾸준했다. 출간 당시 1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지금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그렇게 천명관은 골프숍의 점원, 보험회사 영업사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소설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동료 작가인 김언수의 소설 <뜨거운 피>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로 늦은 감독 데뷔도 했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지 약 30년 만이다. 부커상 시상식이 끝난 뒤 천명관은 “나온 지 거의 20년 된 <고래>로 갑자기 여기까지 왔다. 내 소설은 사람 사는 이야기다. 굉장히 한국적이고 옛날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안에서 사람이나 누구나 겪는 일들과 감정들, 그러니까 보편성이 있어서 외국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당분간 <고래>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명관 작가의 <고령화 가족>도 재미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라며.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