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사랑하게 만드는 이 둘.
❶ JW 메리어트 나라
지금껏 일본을 여행하며 나라를 오사카나 교토의 길목으로 여겨왔다면, 여기 JW 메리어트 나라가 그 시야를 넓혀준다. 교토와 도쿄가 구심점을 담당한 시대 이전, 일본 최초의 국가 수도로서 문화와 역사를 이뤄온 나라는 여느 영화로운 고장이 그러하듯 고즈넉한 기운을 품고 있다. 나라 어디서든 보이는 둥글고 부드러운 맥의 와카쿠사산과 조응하며 6층짜리 단아한 높이로 자리한 JW 메리어트 나라는 오픈 1년여 만에 일본 현지인 투숙객이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 나라의 시그니처 호텔이 됐다. 내국인이 굳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자신이 사는 근처 어딘가를 찾는다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방증. 미식과 미감, 쉼과 여유가 옹골찬 JW 메리어트 나라에서 머문 이틀은 오직 호텔 내에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기에 충만한 곳. 이곳에서라면 다시 일어나 그 어디로 떠나는 여행도 두렵지 않다.
테판야키 Teppanyakiㅣ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 Azekura에서의 미식을 놓치지 말 것. 가이세키 요리도 훌륭하나 테판야키는 반드시 맛봐야 한다. 지금 가장 맛좋은 고장의 육류, 온갖 제철 식재료를 강인한 철판에서 구워낸 그 맛은 가히 녹아 사라진다. 사케의 시초인 나라의 사케 페어링도 훌륭하다.
스파 SpaㅣJW 메리어트 나라에 체크인할 때면 아로마 오일 서비스가 따라온다. 손목에 톡 떨어지는 순간 안식이 깃드는데, 스파 by JW에서는 영국의 조향 브랜드와 함께 디자인한 향을 마사지로 즐길 수 있다.
티 Collaborationㅣ룸 어메니티로 비치된 티백 하나에도 이 놀라운 맛의 정체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호텔 곳곳의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 피스만큼 티백에도 남다른 예술이 새겨져 있다. 일본 최초로 “차 성인 Tea Saint”이란 호칭을 수여받은 핸드 롤링 티 마스터 우에쿠보 Uekubo와의 협업이다. 그를 왜 차 성인이라 부르는지는 우러난 차의 색과 향과 맛이 알려준다.
❷ W 오사카
오사카 여행 신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W 오사카가 그 증거다. 검고 미니멀한 파사드가 우뚝 솟은 거리는 과거 일본 군주의 활주로로 쓰여 남북으로 막힘 없이 뚫려 있는데, 높이 제한에 그간 높은 층의 호텔을 보기 힘들었던 이 시원한 거리에 W 오사카가 베일을 벗었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도톤보리와 신사이바시에 도보 10분 이내에 닿을 만큼 가까우면서도, 그 번화가와는 달리 패션 부티크와 공예 공방, 카페가 즐비하여 로컬이 즐겨 찾는 쇼핑가 오렌지스트리트와도 닿아 있어, 어느 모습으로든 오사카를 즐길 수 있다. W 오사카 주변 동네 산책도 놓치지 말길. 오코노미야키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당, 구운 떡과 차 세리머니가 주는 감동을 잊기 힘든 티 카페, 과거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가 큰 헌책방, 두부 스테이크가 맛있는 두부 전문 레스토랑 등 도톤보리의 번잡함과는 조금 다른 공기가 W 오사카 주변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