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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 가운데 떨어진 부쉐론 파리 부티크의 조각

2023.09.22하예진

메종 부쉐론 최초의 아시아 플래그십이 도쿄 긴자에 들어섰다.

메종 부쉐론 긴자 플래그십의 외관과 파사드

9월 8일, 메종 부쉐론의 새로운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긴자 메인 스트리트에 들어선 부쉐론 부티크는 도쿄 한가운데 자리한 파리의 한 조각을 자처한다. 1천 제곱미터 규모의 매장 4개 층을 프랑스와 일본 두 나라의 문화를 접목한 무드로 꾸민 공간인데, 파리 방돔 26번가의 역사적인 부티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서 아시아의 쇼케이스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부쉐론은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론칭을 기념하며 도쿄 중심에 파리지엔 정원을 소환했다. 긴자 플래그십의 외관은 방돔 광장에 위치한 역사적인 부티크의 자뎅 디베르(Jardin d’Hiver: 겨울 정원) 건축 양식을 재해석했는데, 외부 파사드에서부터 자연의 힘과 생명력을 탐구하고 표현하고자하는 부쉐론과 일본 문화의 서로 닮은 비전이 드러난다. 낮에는 투명한 파사드 너머로 긴자 부티크 내부 4개의 층을 볼 수 있으며, 밤에는 시간과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큰 숲이 펼쳐지도록 디자인했다. 긴자의 중심 거리인 주오도리에서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파사드는 20개의 가상 카메라가 각기 다른 각도에서 포착한 자연 경관을 3D로 구현한 영상을 상영한다. 자연의 흐름을 따라 몰입하는 도시 속 휴식을 선사하는 듯한 사계절 파사드 디스플레이와 4개의 층에서 즐기는 각기 다른 경험까지. 메종 부쉐론의 새 부티크는 도심 속 자연을 선사하는 한 편의 시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부쉐론의 아이코닉 주얼리가 전시된 1층

자연을 모티프로 꾸며진 부티크 1층은 부쉐론의 역사를 정의해온 아이콘들의 전시장과도 같다. 메종의 창립자 프레데릭 부쉐론이 자주 묘사했던 담쟁이덩굴 아이비가 모자이크로 바닥 위를 뻗어나가고, 자연을 닮은 매장 사이로 부쉐론의 아이코닉 컬렉션인 콰트로 Quatre, 쎄뻥 보헴 Serpent Bohème, 잭 드 부쉐론 Jack de Boucheron,네이처 트리옹팡 Nature Triomphante, 애니멀 컬렉션 Animaux de Collection이 메종 드릴 샹드리에의 조명 아래 탐스러운 열매처럼 빛난다. 주얼리 디스플레이는 파리 국제 박람회에서 영감을 받아 특별 제작했다. 1889년 프레데릭 부쉐론에게 그랑프리를 안기는 등, 메종의 명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파리 국제 박람회에 경의를 표하는 징표인 셈이다. 프레데릭 부쉐론의 수상작 중에는 박람회보다도 10년 앞서 발명한 퀘스천마크 네크리스도 포함된다. 잠금 장치 없이 유연한 형태의 네크리스의 발명은 하이 주얼리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이 아이콘은 부쉐론의 장인정신과 혁신에 대한 상징으로서 브랜드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해오고 있다. 과거와 현재, 프랑스 문화와 일본 문화를 잇는 진정한 다리인 이 디스플레이 케이스의 내부는 예술가 나카지마 미유키 Miyouki Nakajima가 디자인했으며, 대나무나 연꽃, 양치 식물 같은 자연 경관을 실크나 광물, 금속 파우더로 표현한 조각품으로 내부를 꾸몄다. 1층의 하이라이트는 뒤쪽 공간 한 편에 자리한 유리 케이스. 그 속에선 상징적인 리에르 드 파리 Lierre de Paris 퀘스천마크 네크리스가 주얼리 애호가를 맞이한다. 프랑스 아틀리에 푸아나Pouenat가 제작한 이 케이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금속 예술 작품으로, 금박으로 덮인 다양한 질감의 황동 장식이 황금빛 후광을 발산한다.

파리 방동 26번가 부티크의 자뎅 디베르 정원을 재해석한 VIP 공간

부티크의 모든 층은 수직 계단으로 이어져 있는데 자연의 소리와 빛을 경험하도록 디자인됐다. 층과 층을 잇는 이 수직 정원을 오르며, 방문자는 메종의 상징적인 고양이인 블라디미르 Wladimir의 자연 속 은신처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직 정원을 걸어 부티크 2층에 도착하면 파리 방돔 26번가 부티크의 아이코닉한 공간인 자뎅디베르의 분위기를 재해석한 정원이 자리한다. 평화롭고 아늑한 자연의 무드 속에서 VIP를 맞이하는 공간이다. 일본의 조경 스튜디오 토호 레오
TOHO LEO가 벽과 천장의 백라이트로부터 부드러운 빛이 들어오도록 유리벽을 설계했으며, 일본 전통 도자기 화분과 지역 식물들을 더해 도쿄 플래그십에 걸맞은 분위기를 완성했다.

인게이지먼트와 브라이덜 컬렉션을 소개하는 3층

부티크 3층은 사랑을 약속하는 로맨틱한 혼인의 숲으로 꾸몄다. 조명부터 쇼케이스까지 모두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진 밝은 공간 속, 부쉐론의 인게이지먼트와 브라이덜 컬렉션이 연인을 기다린다. 3층 곳곳에 들어선 하얀 나무는 일본 전통 결혼식에서 부부가 소원을 적어 사원의 나뭇가지에 매다는 의식에서 영감을 받은 조형물. 투명한 외관은 신부의 드레스를 연상시키는 레이스로 장식했다. 일본의 전통 결혼 의식에 대한 오마주로서 “소원 나무 The Wishing Tree”라고 불리는 인터렉티브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연인들이 소원 나무에 기입한 사랑의 서약은 디지털화되어 소리와 빛의 형태로 변환되고, 진실된 멜로디가 되어 봉인된다. 이후 QR 코드로 소원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

긴자 부티크에 독점 전시되는 ‘모어 이즈 모어 컬렉션’의 블라미디르 더 캣

4층 이노베이션 랩에서는 이름 그대로 메종 부쉐론의 가장 혁신적인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터널 플라워 Eternal Flowers와 ©코팔리트 소재로 제작된 잭 얼팀 Jack Ultime 브로치, 에어로겔Aerogel 브레이슬릿, 아이외르 Ailleurs 컬렉션의 브와 디아망 Bois Diamant 브로치까지, 주얼리를 구성하는 혁신적인 소재는 물론 창조적인 제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긴자 부티크의 오픈 행사 기간 동안 올해 까르뜨 블랑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모어 이즈 모어 More is More 컬렉션도 전시된다. 그중 호쿠사이의 파도와 블라디미르 더 캣, 수국 모티프의 진귀한 하이 주얼리 패치 세 작품은 도쿄 독점으로 공개되는 제품. 전통적인 하이 주얼리의 틀에서 벗어난 심플한 모양과 밝은 컬러, 대범한 사이즈로 상상된 디자인은 하이 주얼리는 진귀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부쉐론의 비전을 전달한다.

긴자 플래그십 오프닝 이벤트에 참석한 뮤지션 로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