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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없는 내추럴 와인 3

2023.11.21김창규

내추럴 와인 특유의 쿰쿰한 발효취가 없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디비전 와인메이킹 컴퍼니
베통

은행원이었던 토마스와 프랑스 와인 업계에서 일했던 케이트가 함께 포틀랜드에 설립한 디비전 와인메이킹 컴퍼니. 포틀랜드가 위치한 오리건주는 나파밸리와 함께 미국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토마스와 케이트는 각각 다른 이유로 내추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토마스는 ‘양념을 너무 많이 하면 요리는 재료 고유의 특성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케이트는 ‘인간은 대자연의 일부로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둘은 무엇보다 맛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맞았다. 

‘베통’은 불어로 콘크리트를 의미하며, 프랑스 와인 명산지인 루아르 밸리 투렌의 레드 와인을 목표로 만든다. 전통적인 프랑스 와인들과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탱크(오크와 반대로 와인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 발효통으로 널리 쓰인다)에서 발효하며 카베르네 프랑, 멜롯, 가메, 피노 누아,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했다.

🍷 보라색 꽃이 연상되는 향, 잘 익은 라즈베리, 후추와 고추의 스파이스가 느껴진다. 와인의 라벨은 파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여러 와인 바를 다니며 마시던 루아르 밸리의 와인들을 추억하기 위해 디자인했다.

본돈노
끼안티 클라시코

이 와인은 1549년의 지도에 미켈란젤로와 그의 조카가 함께 소유했던 와이너리였다고 기록된 장소에서 만들어진다. 현재의 소유주는 1988년 땅을 구입한 이후 완전 전환한 유기농법으로 와인과 올리브유를 생산하고 있다. 자연주의 내추럴 와인을 생산하기에 상당히 이른 선택이었던 것으로 이탈리아 전체에서 17번째 유기농 와인 생산자로 등록되어 있다.

산지오베제 90%와 멜롯 10%를 블렌딩한 이 와인은 처음 포도를 수확하면 줄기를 제거하고, 20일 이상 스테인리스와 콘크리트 탱크에서 자연 발효하며 스킨 컨택트 작업을 거친다. 그 뒤 작은 오크통에서 1년간 말로락틱 발효시키고, 다시 콘크리트 탱크에서 블렌딩해 3개월 후 병에 넣는다.

🍷 붉은 과실과 야생 베리, 담배, 가죽의 아로마. 벨벳 같은 타닌과 좋은 밸런스. 오밀조밀한 구조감을 지녔다. 육류 또는 치즈 요리와 궁합이 좋다.

도멘드 라 투르 로디에
보할레

지극히 자연스러운 와인을 생산하는 도멘 드 라 투르로디에. 루아르 밸리에서 1976년 첫 와인을 생산했고 친환경 인증, 유기농 인증, 바이오 다이내믹 인증까지 받았다. 뀌베 보할레는 5년 이상 유기농으로 관리된 평균 수령 35년의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품종 100%로 만든 와인이다. 빈야드가 위치한 뮈스카데 세브레 메인(Muscadet Sèvre-et-Maine) 지역은 믈롱 드 부르고뉴 품종 와인의 대표적인 명산지이며, 라벨에 적힌 쉬르 리(Sur Lie)라는 말은 효모 찌꺼기와 함께 숙성해 보다 복합적인 풍미를 더했다는 표시다.

🍷 보할레는 ‘가장 컨벤셔널 와인 맛에 가까운 내추럴 화이트 와인 중 하나’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불호를 유발하는 풍미가 없다. 라임, 청사과, 서양배, 흰 꽃 등의 지배적인 캐릭터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