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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의 가성비 레드 와인 8

2023.12.11김창규

부르고뉴는 품질과 가격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부르고뉴를 북쪽에서 남쪽까지 훑으며 마을을 대표하는 레드 와인을 모아 보았다.

1️⃣ 마르사네Marsannay
샤또 드 마르사네 – 레 에세조

마르사네는 무겁지 않은 보디감에 다소 투명한 인상을 주며, 향이 좋은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이다. 1등급이나 그랑 크뤼 등급의 밭이 없는 마을이기에 ‘레 에세조’와 같은 밭 이름이 적혀 있더라도 빌라주급에 해당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것이 많다. 하지만 이 와인은 마르사네 치고는 저렴하지 않은 편이며, 품질도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
🍷 레드 베리의 캐릭터가 매우 선명하고, 감칠맛의 여운도 긴 데다 10년가량 숙성하면 더 좋은 맛을 기대할 수 있다.

2️⃣ 픽생Fixin
도멘 베르토 제르베 – 픽생

픽생은 동물적이면서도 거친 느낌의 와인을생산한다. 베르토 제르베는 가족경영 생산자로 현재 7대손인 아멜리 베르토가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남편은 부르고뉴 최고의 내추럴 와인 도멘인 프리외르 로크와 부르고뉴 최고가 와인을 생산하는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 특히 베르토 제르베의 픽생은 ‘러스티하다’라는 표현 그대로 녹슨 못을 핥는 듯한 거친 질감과 개성 넘치는 미네랄리티까지 경험할 수 있다.

3️⃣ 지브리 샹베르탱Gevrey Chambertin
도멘 트라페 – 지브리 샹베르탱

부르고뉴 피노누아를 가장 중후하고, 묵직하게 표현하는 마을 지브리 샹베르탱.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뛰어난 와인들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지만 도멘 트라페의 빌라주급 라벨은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품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오크나 타닌, 잔당감 등에서 튀는 느낌이 없어 호불호 없이 모범적인 테루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4️⃣ 볼네Volnay
니콜라 로시뇰 – 볼네

볼네는 꼬뜨 드 본 지역에서 밸런스가 뛰어나고 섬세한 특징을 지닌 와인이 생산되는 마을이다. 니콜라 로시뇰은 볼네와 포마르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바이오다이내믹과 논 필터링으로 자연주의를 추구한다.
🍷 개인적으로는 꼬뜨 도르를 통틀어 가장 스탠더드의 캐릭터를 지닌 레드 와인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샹볼 뮤지니Chambolle Musigny
알렉스 감발 – 샹볼 뮤지니

부르고뉴 피노누아를 가장 아름답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테루아인 샹볼 뮤지니. 알렉스 감발은 미국인이지만 ‘뮤지니 그랑 크뤼’ 와인을 마시고, 부르고뉴로 넘어와 와인 메이커로 전업했을 만큼 샹볼 뮤지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 높은 품질로 가격이 매해 오르는 알렉스 감발이지만, 아직까진 ‘가성비’를 논할 수 있는 와인 생산자다.

6️⃣ 본 로마네Vosne Romanee
도멘 장 그리보 – 본 로마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피노누아 와인이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본 로마네. 밸런스가 특히 뛰어나며, 아로마가 좋은 와인이 생산된다.
🍷 장 그리보는 부르고뉴의 유서 깊은 도멘으로 앞서 얘기한 본 로마네의 특징을 아주 잘 그려내면서도 좋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생산자다.

7️⃣ 뉘 생 조르주Nuits-Saint-Georges
막상 따스 – 뉘 생 조르주

부르고뉴의 전형적인 고급 피노누아가 생산되는 마을로 꼽히는 뉘 생 조르주. 그랑 크뤼는 없지만 1급 밭이 41개나 되는 지역이기에 1급 밭 와인 중에도 특히 ‘가성비 좋은 와인’이 많다.
🍷 ‘부르고뉴의 라이징 스타’ 중 한 생산자로 꼽히는 막상 따스는 테루아와 빈티지를 잘 반영하는 와인을 만들기에 이들이 와인을 마시면서 뉘 생 조르주의 스타일을 가늠해 보면 좋다.

8️⃣ 본Beaune
부샤 페레 에피스 – 꼬뜨 드 본 빌라주

마을 이름만 간단하게 적힌 다른 부르고뉴 빌라주급 와인들과 달리 본의 빌라주급은 꼬뜨 드 본 또는 꼬뜨 드 본 빌라주라고 표기한다. 이곳의 특징은 네고시앙 메이커들이 좋은 밭과 구획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거대 네고시앙 메이커인 부샤 페레 에 피스의 와인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