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ing

헤어질 결심한 남녀의 징조

2023.12.12이재영

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에게 물었다. 이별이 다가오는 소리와 몸짓, 분위기에 대하여.

1️⃣ 단톡방 이탈

함께 여행을 한 멤버 여섯 명이 있던단톡방에서 남자친구가 나갔다. 한창 때보다 조금 뜸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방엔 같이 찍은 사진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추억도 아직 남았는데. 처음에는 실수인가 싶었고, 그 다음엔 단톡방 분위기가 불편했나 걱정했다. 그렇게 나랑 같이 있는 방에서 아무 말 없이 나간 단톡방이 다섯 개가 되었다. 이쯤되니 나와 얽힌 모든 일에서 멀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송00(32, 여)

2️⃣ 내가 모르는 너의 물건

“옷 샀어? 못 보던 거네?”네가 처음 본 건 당연하다.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나 혼자 결정하고 나 혼자 구매하고 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입으니까. 연인 사이가 모든 것을 늘상 공유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한때 우리에게도 모든 걸 나누던 때가 있었으니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옷 말고도 나만 모르는 것들이 자꾸 떠오른다. 이제 나는 너를 점점 더 잘 모르겠다. 김00(25, 남)

3️⃣ 혼자 있고 싶은 당신

그런 적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자주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세 번은 만나다가 이제는 한 달에 세 번 겨우 만난다.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지만 점점 만나는 속도는 줄어든다. 왜 혼자 있고 싶은지 말해주지 않으니 나만 매달리는 것 같고 애가 타고 자존심도 상한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다고? 자기, 지난 주도 그랬잖아. 최00(23, 여)

4️⃣ 잦은 잔병 치레

여자 친구가 자주 아픈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 더한 게 느껴져. 어제는 허리가 아프고, 오늘은 배가 아프고, 저번엔 머리가 아프고, 우울하다며 만남을 미뤄. 만나기 싫은 티를 팍팍 내는데 내 마음이 다 아프다. 연애 초기에는 나를 보면 아프던 것도 다 낫는다더니, 왜 이젠 내가 없던 통증도 생기게 하니? 홍00(36,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