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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남자가 연애하지 않는 이유 4

2023.12.15김건태

변명하자면 제가 눈이 높아서가 아닙니다.

1️⃣ 쌓인 데이터로 미래가 보인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다. 매운맛에 혼쭐난 경험으로 빨간 양념만 봐도 혀를 차고, 어장에 갇혔다 풀려난 경험으로 웬만한 그물은 회피하고 본다. 20대, 세상 모든 이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남자는 그동안 쌓인 이별 데이터를 통해 연애의 미래를 감별할 능력을 갖췄다. ‘얘랑 사귀면 이런 이유로 헤어질 거야. 걔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거야.’ 눈이 높아진 게 아니라 다만 신중할 뿐이다.

2️⃣ 자유를 포기할 수 없다

풋살을 하다 다리가 부러져도, 밤새 스팀 게임을 하며 좀비가 돼도, 술자리에서 새벽까지 놀아도 눈치 보지 않는 이 자유로움이 소중하다. 집 있지, 차 있지, 내 돈 벌어 내가 쓰겠다는데 이보다 더 편한 현생이 있을까? 거기에 쐐기를 박는 유부남 친구의 한마디. “친구야, 결혼은 미친 짓이야.”

3️⃣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별은 아프다. 연애의 설렘 그래프는 어림잡아 3개월, 그 시간이 지나면 설렘은 편안함으로, 편안함은 익숙함으로, 익숙함은 권태로, 불행으로, 이별로 이어진다. 우리가 사귄 3년 동안 서로에게 받은 상처의 시간을 생각하면 감히 연애를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끝내 곤두박질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더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4️⃣ 성욕이 떨어졌다

내 이야기는 아니고 주변 남자들 이야기다. 40대 이상 남성 3명 중 2명이 성 기능장애를 겪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주위를 둘러봐도 둘 중 하나는 비아그라를 복용한다. 나이가 들수록 성적 기능도, 의지도,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섹스가 연애의 척도는 아니겠지만 호르몬의 문제는 간과할 수 없다. 흥미가 안 생기는데 연애가 다 뭐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건 내가 아니라 주변의 남자들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