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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의 두 번째 항해, 2024 루이 비통 남성 프리폴 쇼

2023.12.20박나나

파리에서 홍콩으로. 퍼렐 윌리엄스가 밤하늘의 별을 옮겨왔다. 루이 비통의 첫 남성 프리폴 쇼가 열린 그 밤을 위해.

퍼렐 윌리엄스가 루이 비통 남성복에 합류한 이후, 도시의 밤은 유독 밝아졌다. 정수리가 가장 뜨거운 시간에 시작하던 패션쇼는 밤하늘의 별이 드문드문 빛날 때 시작했고, 덕분에 사람들은 별빛이 가장 화려할 때 박수를 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 6월 파리에서의 첫 쇼 이후, 공식적인 두 번째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퍼렐은 홍콩의 밤거리를 떠올렸다.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른, 파리만큼 서정적이고 뉴욕만큼 원초적인 도시. 홍콩의 밤은 첫 남성 프리폴 쇼를 열기에 더없이 좋았다. 퍼렐의 두 번째 항해를 위해 닻을 올리기에 모든 게 완벽한 곳.

11월 30일 밤, 홍콩 스타의 거리는 잠시 다른 별인 듯했다. 아스팔트 위에는 고운 모래가 깔리고, 항구를 마주 보는 자리엔 이국적인 팜트리가 도열했다. 여기에 평화로운 우쿨렐레 연주까지 더해지니 곧 시작될 쇼의 낭만을 상상할 수 있었다. 송중기, 필릭스, 주윤발, 곽부성 등의 스타들이 좌석을 메우고, 곧 쇼가 시작됐다. 화이트 더블 수트에 한쪽으로 쏠린 베레를 쓴 첫 모델이 걸어 나왔다. 그 뒤로 마린 스트라이프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 와이드 팬츠, 진주 단추가 달린 피코트, 샴브레이 수트가 쏟아져 나왔다. 마린 보이들은 투톤 컬러의 해군 스타일 로퍼나 피셔맨 샌들을 매치했고, 선원들의 상징인 베레와 버킷 햇을 얹었다. 이 댄디한 항해사들이 홍콩을 출발해 도착한 곳은 하와이. 트로피컬 프린트를 오마주한 그래픽 아트 워크는 셔츠와 반바지, 수트와 액세서리에 활용됐고, 구슬로 장식한 로고와 서핑 프린트, 다양한 소재의 보석으로 뒤덮은 스쿠버 소재의 옷은 서퍼의 다이내믹한 스타일에 경의를 표하는 의식처럼 느껴졌다.(실제 모델 중에는 하와이안 서퍼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포함됐다.) 라피아 소재 LV 트레이너는 서퍼들과 기막히게 어울렸고, 조개껍데기를 엮어 만든 키폴과 다미에 라피아 백으로 루이 비통 DNA를 더했다. 남자 모델의 수트는 여자도 탐냈고, 여자 모델의 재킷은 원래 남자 것이란 착각도 들었다. 별을 대신해 드론이 ‘LVERS’라는 단어를 홍콩의 밤하늘에 새기는 동안 긴 피날레가 시작됐다.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티파니 다이아몬드 선글라스를 낀 채 등장한 퍼렐은 이미 아이코닉한 스타였다. 퍼렐과 나눈 짧은 대화가 떠올랐다. 옷에 대한 그의 단정한 생각도. “남성복의 댄디함을 존중합니다. 흑인과 스트리트 컬처는 저의 근간이죠. 하지만 시크하고 착용감이 좋으며 잘 만들어진 옷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게 곧 제가 루이 비통에서 추구하는 럭셔리입니다.” 퍼렐의 다음 별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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