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득해 야외활동이 버거울 때, 서점에 가보자. 서로 다른 책을 큐레이션 해둔 서점 네 군데를 소개한다.
그래픽
켜켜이 중첩된 종이의 질감을 형상화한 외관의 그래픽은 책을 향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내부로 들어서면 총 3개 층으로 된 비정형 구조의 앉고, 눕고, 서서 독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공간이 구석구석 펼쳐진다.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그래픽 노블 전문 서점답게 만화책을 중심으로 건축, 의학, SF, 판타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서적을 다룬다. 그래픽은 어른이 되어 읽는 만화책이 부정적이라는 편견을 덜어내고, 작품성이 뛰어난 그래픽 노블을 선별해 읽으며 술을 마시고 음악을 향유하는 어른들의 놀이터를 지향한다. 때문에 시간제한 없이 원하는 책을 모두 열람할 수 있고 음료와 간식을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꼭대기층에는 위스키 바가 마련돼 있어 기호에 따라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인스타그램 @graphic.fan
PDF 서울
녹사평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한 거리. 이곳에 아트 북 아카이브 룸 PDF 서울이 자리한다. 골목길 안에 자리 잡은 덕분에 마치 주변과 단절된 것처럼 고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Photo’, ‘Design’, ‘Fashion’의 앞 글자를 따 완성된 PDF 서울은 그 정체성을 관통하는 서적들을 한가득 모아놓았다. 가장 압도되는 건 아트 북의 종류와 양이다. 오래된 초판본부터 절판된 희귀 서적, 그리고 최근 출간된 새 책까지 다양한 아트 북이 구비되어 있다. 또 보통 아트 북을 판매하는 곳은 책이 래핑 되어 안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곳에선 대부분의 책을 누구나 자유롭게 펼쳐보고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자극이나 감각, 그리고 영감을 얻고자 할 때 PDF 서울을 방문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다른 시각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32길 16
인스타그램 @pdf_seoul
소전서림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이라는 의미를 품은 소전서림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상상 속의 도서관이다. 높은 층고와 메인 홀 곳곳에 고급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법한 가구들이 놓여있고, 드넓은 서가에는 순서에 맞춰 빽빽하게 꽂혀 있는 책들로 가득하다. 특히 감각적인 화이트 톤의 공간 구성은 오롯이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리딩 공간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게 만든다. 국내외 인물, 철학 등 다양한 문학 도서가 주를 이루며 이 밖에도 신간 및 추천 도서와 라이프스타일, 예술 관련 잡지를 비롯 신문, 소설, 심지어 백과사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도 배치되어 있다. 예술적 공간이 주는 영감으로 누군가는 오늘도 이곳에서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138길 23 지하 1층
인스타그램 @sojeonseolim
어쩌다 책방
작은 공간이지만 세심한 큐레이션으로 꾸려진 서가가 돋보인다. 지난 망원동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연남동에서 새 챕터를 시작한 어쩌다 책방은 ‘우연과 상상의 장소’를 주제로 심도 있는 독서를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들어서자마자 잔잔한 음악이 공간을 채우고 에세이, 시집, 소설, 예술 서적 등 선명한 취향과 큐레이션으로 엄선한 책들로 빼곡하다. 특히 진열된 서가마다 ‘익숙한 풍경’, ‘뜻밖의 샛길’, ‘씨앗을 심은 곳’ 등 차분한 말씨로 각 섹션을 분류해 놓은 것도 특징이다. 또한 매달 한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는데, 넓은 창밖을 배경으로 한 통로로 이동하면 책과 작가가 오롯이 돋보일 수 있는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어쩌다 책방은 책을 통해 사색하고,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가를 채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59 101호
인스타그램 @ujd.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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