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공정을 인 하우스로 제작하는 시계 브랜드에서도 직접 만들지 않는 부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워치 스트랩이다. 대체로 워치 스트랩만 만드는 전문 서플라이어가 제작하지만, 특별한 시계 몇몇은 패션 브랜드나 가죽 전문 메이커가 제작을 담당하기도 한다.
1️⃣ 프라다x파네라이
루미노르 두에 프라다 리-나일론 PAM01428
파네라이는 시계 하나를 구입하면 그에 맞는 여러 가지 스트랩을 교체해 착용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개인 스트랩 제작자 중에서도 유독 파네라이만을 위해 스트랩을 제작하는 메이커가 많으며, 부티크에 스트랩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프라다가 루미노르 두에를 위해 만든 재생 나일론 스트랩은 현재까지 존재했던 수만 가지 파네라이 스트랩 중에서도 가장 파네리스티(파네라이 마니아를 일컫는 말)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프라다를 상징하는 매끈한 질감의 블랙 패브릭으로 마감된 스트랩이 적용된 이 시계를 보면, 같은 소재로 만든 프라다의 아이템을 함께 착용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난다.
2️⃣ 에르메스x파르미지아니
톤다 크로노 로즈 골드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시계 장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한 파르미지아니. 걸출한 실력 덕분에 인연이 있는 브랜드가 많다. 그중에서도 에르메스는 지분 관계로 얽힌 매우 긴밀한 사이이다. 때문에 에르메스는 파르미지아니의 레더 스트랩 전부를 공급한다. 에르메스에게 이런 브랜드는 파르미지아니가 유일하다. 사진의 시계뿐 아니라 파르미지아니의 모든 가죽 스트랩이 에르메스 제품인 것. 시계는 파르미지아니의 기술력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골랐다. 톤다 크로노는 5헤르츠의 고진동 매뉴얼 무브먼트가 탑재된 스플릿 세컨드 워치다. 스플릿 세컨드는 두 개의 크로노그래프를 겹쳐 동시에 시간을 측정하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이며, 인하우스 제작 능력이 있는 시계 브랜드가 손에 꼽힐 만큼 제작 난이도가 높다.
3️⃣ 까사 파글리아노x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페이스 캘린더
현대인에게 드레스 워치로 인식되는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는 사실 처음 등장했을 당시 폴로 선수의 과격한 움직임으로부터 시계 전면부 글라스를 뒤집어 보호할 수 있게 설계된 스포츠 워치였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리베르소는 가장 헤리티지적인 성격이 강한 컬렉션인 리베르소 트리뷰트의 소가죽 스트랩을 1892년에 설립한 아르헨티나의 하이엔드 승마 부츠 메이커 까사 파글리아노에게 공급받고 있다. 시계는 캘린더 기능을 보여주는 실버 다이얼의 한 면과 낮밤 인디케이터가 있는 슬레이트 컬러의 또 다른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4️⃣ 카미유 포네x파텍 필립
골든 엘립스
파텍 필립에 스트랩을 공급하는 회사는 카미유 포네, ABP 콘셉트, 러버 B 등이 있지만, ABP 콘셉트는 워치 스트랩만 만드는 회사이고, 러버 B 역시 러버 스트랩만을 제작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핸드백, 지갑, 장갑 등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카미유 포네와 결이 다르다. 카미유 포네는 브랜드만의 단독 부티크를 자국인 프랑스 이외에 일본과 중국에도 운영하고 있다. 파텍 필립의 골든 엘립스 스트랩은 개인적으로 가장 우아한 드레스 워치의 스트랩이라고 생각한다. 러그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유니크한 형태로 케이스의 단순한 디자인에 집중하게 했으며, 정교한 핸드 스티치와 광택도 남다르다. 상당히 많은 시계 애호가들이 세계 최고의 워치 스트랩으로 카미유 포네와 에르메스를 꼽고 있으며, 카미유 포네는 까르띠에에도 스트랩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