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진짜 사랑의 고기

2015.09.18손기은

 

요즘 고깃집은 고기만 빼고 다 바뀌는 중이다.

 

한남 오거리와 1호터널 사이, 도저히 안 보일 수가 없는 붉은 간판의 고깃집이 하나 있다. 압도하는 크기로 쓰여 있는 이름은 ‘사랑의 고기’. “고기라는 식재료는 ‘사랑’과 떼려야 뗄 수가 없죠. 그런 고기를 먹는 공간이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고기 사이를 방해해선 안 되고요.” 류상엽 대표의 생각은 테이블 열 개 남짓한 작은 공간에 가득 들어찼다. 얼핏 카페 같기도 하고, 좀 단조롭다 느낄 수도 있는 실내지만, 고기를 구워보면 안다. 이래야 고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가게에선 크고 번잡스러운 불판 대신 비장탄을 채운 작은 화로를 식탁 위에 올린다. 그 덕에 밑반찬이 불판을 피해 식탁 위에서 판을 벌리지 않고 정갈하게 자리를 잡는다. 메뉴판을 채운 고기는 한우와 호주산 와규로, 화로 위에서 최고의 맛을 내는 등심과 갈빗살 위주로 준비했다. 절로 와인 한잔이 생각나는데, 그것도 계산했다는 듯이 와인 콜키지를 받지 않는다. 고깃집에서 ‘홈파티’의 기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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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손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