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충청남도 대천의 삼상마을에서 찍었어. 그렇게 뚜렷하고 아름다우며 우람한 데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쌍으로 뜬 무지개는 처음 봤어. 하늘 넓게 호를 그리며 마을의 둥근 지붕이 된 무지개를 보니 꼬였던 일이 마구 풀리는 것 같았어. 그 하늘의 은총을 같이 맛 보고 싶었어. 우린 휴지 하나 함부로 안 버리고 살았잖아. 눈 앞에 펼쳐진 이 신묘한 것들이 오직 나만 위해 차려진 거라고 착각할 자격이 있잖아.
- 에디터
- 이충걸(GQ KOREA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