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사실 비싸지 않고 차갑게 마실 필요도 없다.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위스키 이야기들.
위스키는 비싸다
꼭 그렇지는 않다. 만 원 내외로 살 수 있는 위스키도 있다.
비쌀수록 맛있다
위스키는 어떤 재료를 사용해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거친다. 워낙에 다른 향과 맛을 내기 때문에 맛있다고 느끼는 지점이 사람마다 달라진다. 대체로 오래 숙성된 위스키가 희소성 탓에 비싸다. 오래될수록 꼭 맛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는 어디까지나 기호식품이다.
병을 열면 빨리 마셔야 한다
와인은 오픈 후 바로 마시기를 권장한다. 산소와 닿으면서 맛이 변하기 때문. 위스키는 다르다. 직사광선에 닿는 곳에 보관하지 않는 이상 훨씬 오래 두고 마실 수 있다. 공기와 닿으며 오히려 맛이 풍부해지기도 한다. 이를 에어링이라고 부른다. 먹다 남은 위스키를 종류별로 장에 보관하던 우리 아버지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아주 긴 시간 보관하려면 작은 유리병에 옮겨 담으면 더 좋다.
색이 진할수록 숙성이 오래된 것이다
같은 기간 숙성해도 재료와 캐스크에 따라 위스키의 색은 달라진다.
도수가 높아 안주와 같이 먹어야 한다
위스키의 가장 훌륭한 안주는 물이다. 스테이크나 초콜릿 등을 곁들여도 좋지만, 소주나 와인처럼 반주를 하는 개념은 아니다.
싱글몰트가 블렌디드보다 고급이다
왠지 이름 때문에 싱글몰트는 최고급 품목을 단독으로 사용해 위스키를 만든 것 같지만 사실이 아니다. 싱글몰트 역시 병에 담기 전에 숙성 정도가 다른 위스키를 섞는다. 물을 더하거나 캐러멜색소를 섞기도 한다. 다만 단일 증류소의 위스키 것만 섞는다는 차이가 있다.
얼음 위에 부어 차갑게 마신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우리는 위스키 온더록스를 자주 접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위스키를 잘 모를 땐 누구나 동그란 얼음을 살살 굴려 가며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이 떠오르니까.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책 <위스키 성지 여행>에서 이렇게 말했다. ‘좋은 위스키에 얼음을 넣어서 마시는 것은 갓 구운 파이를 냉동고에 처박아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 고장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다’ 위스키 향을 잘 느끼려면 병에서 잔에 따른 상태인 니트로 마시는 게 가장 좋다.
적게 따라 원샷한다
위스키 향을 풍부하게 느끼기 위해 소주나 고량주처럼 잔을 채우지는 않는다. 적게 따르지만, 오래 감상하고 음미하며 마신다. 발효와 증류, 숙성을 거친 위스키의 다양한 뉘앙스를 누리려면 벌컥벌컥 마시기보다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도수가 높아 살이 덜 찐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살이 덜 찐다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그 얘기가 근거가 없다는 발표도 있다. 100㎖ 기준으로 위스키는 237㎉다. 같은 용량의 다른 주종과 비교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소주 112㎉, 사케 107㎉, 와인 73㎉, 맥주 43.3㎉는 모두 위스키보다 도수가 낮고 열량도 낮다. 독주가 살이 덜 찐다는 말은 틀렸다. 물론 위스키를 맥주만큼 많이 마시지 않아 전체 섭취 열량은 낮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