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5월엔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이다.
폭스바겐 폴로 1.6 TDI R-Line
소문은 무성했고, 기다리는 마음은 애가 탔다. 올해는 작은 수입차가 시장에 변화를 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포문은 피아트 500이 열었다. 폴로는 골프가 다져놓은 탄탄대로 위에서 중심이 될 것이다. 골프는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도 드림카의 위치를 고수하는 독특한 위상의 자동차다. 폴로는 골프보다 작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콤팩트 해치백’이라 정의했다. ‘밤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어디까지 달렸을까?’ 폴로를 시승하던 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건넌 한남대교는 과연 호쾌했다. 밤 11시 즈음의 소월길은 한적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서 폴로의 한계치를 가늠했다. 새순과 꽃망울이 아른아른 시야를 벗어났다. 그대로 내려와 북악스카이웨이로 다시 달렸다. 더 험하게 몰아세웠다. 타이어가 한계를 벗어날 때마다 경고등이 들어왔다. 문득 계기판을 봤을 때의 속도가 생각보다 높았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폴로의 운동성능은 상당하다. 차체가 작아서 더 민감하다. 가속과 변속은 세심하고 안정적이다. 잘 만든 차의 매력은 차체의 크기와 관계없이 느껴진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꼭 필요한 옵션만 남기고 기름기를 제대로 뺐다. 폴로는 호사스러운 내장이나 어떤 옵션으로 눈길을 끄는 차가 아니다. 그 대담하고 기꺼운 패키징의 결과는 가격으로 드러날 것이다. 공식 출시는 4월 25일이나, 14일엔 폴로의 가격이 2천4백90만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이 차에는 있는데 폴로에는 없네?’ 싶은 것들. 하지만 차에서 내릴 때, 자동차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차가 폴로다. 팽배한 현란함으로부터 한발 떨어져서, 알찬 뿌리로서 웅변할 수 있는 것들. 결국 폴로로 수렴되는 진득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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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우성
- 포토그래퍼
- 이신구
- 아트 디자이너
- ILLUSTRATION / LEE EUN 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