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에어 포스 1에는 이런 의미가 숨어있다.
지난 2월, 칸예 웨스트, 그러니까 이름을 예(Ye)로 개명한 칸예 웨스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디다스 CEO 비요른 굴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다. “나 방금 아디다스 CEO랑 마주쳤어”라는 텍스트와 함께. 활짝 웃고 비요른 굴덴과는 다르게 다소 굳어 있는 칸예의 표정.
재밌게도 같은 날, 몇 시간 전, SNS에는 칸예가 검은색 에어 포스 1을 신고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는 한 남성이 “조심해. 오늘밤 일 낸다”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디다스 CEO와 함께 찍은 사진에도 칸예는 검은색 에어 포스 1을 신고 있었다. 미국에서 블랙 에어 포스 1이 가진 뜻은 “오늘밤 털러 간다”, “나 오늘 일 저지른다”등 일종의 범죄 예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침대 위에 검은색 에어 포스 1과 총을 나란히 올려놓은 사진을 소셜(SNS)에 올리는 것이 마치 일종의 밈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칸예는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려 했을까? 아디다스 CEO와 만나는 자리에 굳이 나이키 에어 포스 1을 신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려했던 일은 2월 27일 터졌다. 지난 10월 이후 중단되었던 아디다스 이지 시리즈의 판매가 재개된다는 소식이 올라오자마자, 칸예가 아디다스를 저격한 것.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디다스가 판매하는 이지들은 내가 만든 적 없는 ‘가짜’ 이지들이다”. “아디다스는 이에 대한 수익도 주지 않고, 오히려 나를 고소하려고 한다”. “새로 발매하는 이지 부스트 350들은 다 진부하며, 사람들도 모두 그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칸예의 굳은 표정과 검은색 에어 포스 1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칸예는 아디다스가 자신을 상대로 2억 5천만 달러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아디다스는 이에 대해 침묵 중이다. 전략적 화해로 끝난 줄만 알았던 칸예와 아디다스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