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를 시계 취급하고 싶은 않은 우아한 골퍼들의 선택.
❶ 위블로 – 빅뱅 유니코 골프
처음 선보인지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 기능적으로 이 시계를 능가하는 기계식 골퍼 워치는 등장하지 않았다. 위블로의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인 HUB1580 유니코 무브먼트를 탑재한 이 컬렉션은 푸시 버튼으로 간단히 몇 번 홀인지, 샷 수는 몇인지, 스코어는 얼마인지를 기록할 수 있다. 야구장의 스코어 보드처럼 디지털 방식의 인디케이터를 적용해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좋다는 점도 매우 세심한 배려다. 케이스 지름이 45mm에 달하는 빅 사이즈 워치이지만 신소재로 명성을 얻은 브랜드의 시계답게 카본 파이버와 텍사리움, 티타늄, 세라믹 등과 같은 경량 소재로 무게도 대폭 줄였다.
❷ 리차드 밀 – RM 38-02
미국의 프로 골퍼 버바 왓슨은 리차드 밀과 가장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앰버서더다. 그의 시계는 리차드 밀의 엔트리 라인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모델이다. 엔트리급 시계여도 리차드 밀은 리차드 밀이라서 스켈레톤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 사실 투르비용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중에서도 가장 내구성이 약한 특징을 갖고 있어 스포츠 워치에 탑재하는 것부터가 모험으로 여겨지는 분야다. 다른 브랜드라면 운동 시 착용을 극구 말릴 거다. 하지만 리차드 밀의 모든 홍보대사들은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도 절대 손목에서 시계를 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시계 역시 혼신을 다한 버바 왓슨의 반복적인 스윙을 일상적으로 감내하는 “미친 내구성”을 지닌 것이다. 난 그래서 리차드 밀 시계가 쓸데없이 비싸다는 사람들에게 “람보르기니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❸ 오메가 –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오메가는 PGA 챔피언십의 타임키퍼다. 그래서 로리 맥길로이, 세르히오 가르시아, 토미 플릿우드 등의 선수도 후원한다.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는 METAS 인증을 받은 강력한 항자성을 지닌 초정밀 크로노미터 오토매틱 칼리버 8900을 탑재했다. 이 무브먼트에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이 적용되었는데 자기장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관성에도 강력한 내구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블랙과 그린의 스트라이프, 초록색 씨마스터 로고와 세컨드 핸드가 그린 위에서의 청량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이 시계는 150M 방수가 가능해서 우중 골프에도 문제없이 착용이 가능하다. 오메가는 이 시계에 기본으로 적용된 색상 이외에 다양한 디자인의 나토 스트랩을 판매하고 있어 자유롭게 스트랩 교체도 할 수 있다.
❹ 롤렉스 – 딥씨
롤렉스는 1967년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개리 플레이어 등의 전설적인 골퍼들과 인연을 맺은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골프 대회와 선수들을 후원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롤렉스는 기계식 시계 중 가장 강력한 내구성을 지닌 것으로 오랜 세월 이 증명한다. 그만큼 이 시계를 차고 골프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앰버서더인 타이거 우즈는 다양한 롤렉스를 착용했지만, 그린 위에서는 유독 하드코어한 내구성으로 가장 유명한 시계인 딥씨를 애용했다. 사실 기계식 시계 중에 딥씨의 내구성을 상회하는 것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라서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이렇게 크고 무거운 시계를 차고 스윙이 가능한 타이거 우즈의 근력이 신기할 따름이다. 참고로 우즈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장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힘에 자신있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