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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호 대화법이 먹히는 이유

2024.03.05박한빛누리

없으면 허전한 캐릭터 No.1

귀여움

조세호 대화법의 비밀은 사실 그의 귀여운 피지컬에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몇 번을 생각해도 맞는 것 같다. 군대에서도 “편해 보인다?”를 어떤 선임이 말하느냐에 따라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하니까. 그만큼 인상이 중요하다. 좋은 대화의 기본은 미소와 리액션. 작고 귀여운 그가 진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이어가니 사람들은 경계심을 풀게 된다.

적재적소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조세호의 역할은 명확하다. 유재석이 전체적인 진행과 굵직한 질문을 던진다면 조세호는 우리가 진짜 궁금할 법한 가벼운 질문을 한다. “공유로 사는 건 어떤가요?”, “그래서 얼마 버세요?”, “브랜드 앰배서더가 되면 할인이 되나요?” 이런 걸 해맑게 물으니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딱딱하게 굳은 출연자들도 조세호와 대화하면서 점점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뭔가 없어도 될 것 같지만 막상 조세호가 없으면 무척 허전해진다.

억울한 캐릭터

억울하기로는 대한민국 1티어다. 안재욱 결혼식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입대할 때 김래원과 같은 차에 타야 하는데 조세호를 버리고 출발한 일화는 유명하다. 조세호가 당황할 때 짓는 특유의 억울한 표정이 있다. 그걸 보면 괜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웃긴데 귀엽다. 여간 밉지 않은 캐릭터다.

잔뼈

조세호는 2001년 SBS 공채 6기 개그맨이다. 방송을 한지도 22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다. 한 분야를 이렇게 오래 하다보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노련함이 생긴다. 조세호는 방송을 잘한다. 치고 빠져야 할 타이밍을 알고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흐름을 읽을 줄 안다. 나서서 대화를 주도하지는 않지만 맥을 끊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다.

단어 선택

예전에는 방송에서 쓸 수 없는 단어가 많았다. 유튜브의 시대가 오면서 그 경계가 조금은 흐릿해졌지만, 여전히 방송에서는 브랜드 이름이나 비속어는 쓸 수 없다. 조세호는 그 안에서 적절한 단어를 잘 고른다. 비방용은 아니지만 방송에 나가도 괜찮을까 싶은 단어들. 그걸 맛깔나게 편집하면 좋은 포인트가 된다. 이런 캐릭터는 방송에서도 몇 없다. 일상 대화에서도 조세호처럼 선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조세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