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한 테이블 와인에만 해당하는 얘기다.
❶ 프로방스 스타일로 로제 와인 즐기기
프로방스는 세계 최고의 로제 와인 생산지다. 레드와 화이트 와인도 생산하지만 전체 생산량의 88%가 로제 와인일 만큼 집중도가 높다. 그래서 프로방스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 햇살이 내리쬐는 테라스나 해변에 앉아 로제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프랑스의 남부 지방이기에 날씨가 덥다. 모든 와인이 냉장고에서 적정 음용 온도로 보관되고 있을리 만무하고, 잘 칠링된 병을 들고 피크닉을 나서더라도 금방 온도가 올라가기 일쑤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와인잔에 얼음을 넣어 마신다.
얼음은 와인의 온도를 내려주지만, 희석되는 것 역시 사실이기에 일반적으로 금기시된 음용법이다. 그러나 1960년대 세계적인 영화 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이 방식을 선택한 뒤, 널리 퍼져 프로방스 지방에서만큼은 대중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됐다. 앞서 말한 ‘와인이 물에 의해 희석되는 단점’ 때문에 여기에는 몇 가지 추천 방식이 따라붙는다. 첫 번째는 얼음을 세 개 이상 넣지 말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평소 달콤한 와인을 즐기지 않더라도 조금 단맛이 있는 것으로 선택해 희석되는 느낌을 최대한 막는 것이며, 세 번째는 마시기 전 와인을 미리 개봉해 일부를 각 얼음으로 만들어 물에 의한 희석을 완전히 봉쇄하는 거다. 고급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것처럼 마시지 말고,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칵테일을 마시는 것처럼 대하자. 그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테니.
❷ 북부 이탈리아인의 아페리티보
북부 이탈리아에는 저녁 식사를 하기 전, 늦은 오후에서 초저녁 사이에 식전주와 간단한 먹거리를 즐기는 아페리티보라는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건 일종의 ‘해피 아워’ 같은 개념으로 5유로 남짓한 비용을 내면 마실 것 한 잔과 핑거 푸드 스타일로 차린 음식을 내 준다. 바로 이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음료가 스프리츠다. 스프리츠는 이탈리아산 프로세코, 아페롤 또는 캄파리, 탄산수를 3:2:1 비율로 섞고, 오렌지 슬라이스로 장식해 내는 칵테일이다. 전체 양의 절반이 프로세코이다보니 스파클링 와인 베이스의 쌉쌀한 칵테일이 완성된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대중적인 칵테일이라서 피크닉이나 홈파티에서 즐기기 좋다.
❸ 가벼운 과일 칵테일
펀치라는 종류의 음료에는 아무런 규칙이 없다. 과일맛이 난다면 그 어떤 걸 넣고 섞어도 펀치라고 부를 수 있으며, 술을 넣어도, 안 넣어도 상관없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을 베이스로 만든 펀치는 술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은 파티에서 서브할 칵테일로 가장 적절하다. 우아한 여성들을 위해 가장 추천하고 싶은 펀치를 꼽는다면 샹보르 로얄인데, 이 칵테일은 샹보르라는 리큐르와 스파클링 와인, 검붉은 베리류의 과일로 만든다. 샹보르는 꼬냑과 블랙 라즈베리, 바닐라, 꿀 등의 재료로 만든 부드러운 베리맛의 리큐르다. 차갑게 보관한 스파클링 와인과 샹보르를 8:1 비율로 잔에 따르고 블루베리, 체리, 오디 같은 과일을 올리면 간단하게 완성된다. 술만 마셔도 충분히 맛있지만, 초콜릿 무스 케이크에 곁들이는 걸 가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