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은 스트레스와 사망률이 높고 사회적 만족도와 면역력이 낮다. 외로운 것도 서러운데 이런 고통까지 앓게 된다. 외롭게 지내서는 안되는 이유다.
❶ 우울증 유발
외로운 사람의 경우 뇌의 후측 상측두구의 활성화 정도가 떨어진다. 이 부위는 타인의 행동과 의도, 맥락을 판단하는 영역으로 인간관계에서 상대의 행동을 오해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생긴다. 남이 나를 오해하는 것 같으니, 사람을 더 안 만나려고 하고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는 외로움의 악순환이 생긴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진심으로 이해받는 경험이 없으면 깊은 허무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혼자 지내는 사람은 몸이나 마음의 컨디션이 처지는 때에도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 경우 우울증, ADHD, 불안 장애와 같은 건강상의 문제를 겪게 된다.
❷ 고혈압 확률 상승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외로움을 위기로 여긴다. 위기를 느낄 때 받는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부신피질을 자극하며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심장이 필요 이상으로 빨리 뛴다. 이때 흘러나온 많은 혈액은 혈류량을 늘려 혈관 손상을 일으킨다. 그러면 우리 몸은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를 앓게 된다. 외로운 사람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을 앓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0% 높아진다.
❸ 폐질환 위험
사회로부터 고립된 사람은 폐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외로움은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유발하는데 이는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뜻한다. 면역 시스템이 망가지고 체내 염증이 늘어나며 신경세포를 손상한다. 외로운 상황은 항체 수치를 낮춰 온갖 질병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심각하게 발생하며, 회복 시간이 느려지게 한다.
❹ 치매 가능성
연구에 따르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80% 높아진다. 뇌는 나이가 들면서 쪼그라든다. 작아진 뇌의 자리에는 단백질 노폐물인 아밀로이드가 생긴다. 아밀로이드의 양이 많아지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미국 러시대 알츠하이머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70대가 되면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일 확률이 30%, 80세가 되면 50%로 높아지고 외로운 사람의 경우 이보다 훨씬 빠르게 그 양이 증가한다.
❺ 체중 증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먹는 일에 무심해지기 쉽다. 혼자 먹기 위해 채소와 과일을 씻고, 고기를 양념하고 밥을 앉히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단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과식을 하기 쉬워진다. 호주의 한 연구에 따르면 혼자 사는 사람은 2인 가구에 비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과체중이나 비만, 영양 불균형에 빠지기 쉽다.
❻ 흡연 중독
2023년 3월 매켄지의 보고서에 의하면 “외로움은 단지 정신적 고통과 불편함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개인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는 효과뿐 아니라 실제로 담배를 피울 확률이 확연히 높아진다. 뉴욕타임스는 외로운 사람일수록 신체 활동이 적고 흡연 또는 음주에 빠지는 경향이 높다고 발표했다.
❼ 불행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는 1938년부터 77년간 하버드대 졸업생 268명의 일생을 추적 연구했다. 어린 시절 환경, 가족 및 사회적 관계, 노년기까지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낸 결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꼽았다. 타인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일수록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다만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은 것과는 별개다. 양질의 소통과 더불어 삶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❽ 인지능력 감소
인간의 뇌는 400g으로 태어나서 평균 1,300g까지 성장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학습하고 적응하면 1,500g까지도 충분히 커질 수 있다. 뇌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자라고 변화한다. 친구, 부부, 가족, 사회 속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이 관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에 그렇다. 하버드대 정신건강의학과 로버트 왈딩거 교수는 “양보다 질 좋은 사회적 관계가 뇌의 발달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경우에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은 인지 기능을 기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❾ 노화의 가속화
<Psychology and Aging> 저널에 실린 한 연구는 외로운 사람의 텔로미어가 더 짧다는 것을 밝혔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에 있는 보호캡으로 DNA의 손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짧은 텔로미어는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감소로 이어지며 암, 당뇨,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 관련 질병과도 연관이 있다.
❿ 불면증
식습관과 마찬가지로 고립된 사람은 수면 패턴도 흐트러지기 쉽다. 규칙적으로 잠들지 못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