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급부상한 시계 트렌드를 알려준다. 그것은 ‘소싯적 할아버지, 할머니가 젊은 시절에 찼을 만한 유색 다이얼의 빈티지 드레스 워치’다.
유행의 창시자
이 트렌드는 니콜라스 폴크스(@n_foulkes)로부터 시작됐다. 영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그는 <The Impossible Collection of Watches>라는 명저를 비롯해 파텍 필립과 예거 르쿨트르의 브랜드북을 집필했으며, 시계 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어워드로 꼽히는 GPHG(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스위스 고급 시계 그랑프리)의 심사위원장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그가 시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폴크스는 주로 비스포크 테일러링한 수트를 입고, 볼드한 반지 7~8개를 동시에 착용하며, 시계와 커프링크스를 절묘하게 매치한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젊은이들의 트렌드와 상당히 동떨어진 영국 상류층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의 추종자들은 이 독창적인 스타일링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단정 지어 말할 순 없지만 ‘포기 더 맨’으로 알려진 모토후미 코지(@poggytheman) 역시 요즘은 니콜라스 폴크스에게 영향을 받은 듯한 시계 스타일링으로 룩을 완성한다. 폴크스와 달리 포기는 젊은 층에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다. 그렇다 보니 트렌드 확산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비비드한 컬러와 아방가르드한 케이스 디자인의 빈티지 골드 워치들에 대한 관심이 늘고 가격도 꽤 오른 이유다. 가장 타겟이 된 브랜드는 피아제와 오데마 피게다.
❶ 피아제 – 블랙 타이 빈티지 인스피레이션
코발트 컬러의 라피스 라줄리 다이얼과 볼드한 베젤, TV 형태의 아방가르드한 골드 케이스는 1970년대 앤디 워홀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했던 시계를 리바이벌한 버전이다. 이 시계는 니콜라스 폴크스도 착용했던 모델이며, 지름 43mm의 18K 로즈골드 케이스에는 인하우스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칼리버 534P가 탑재되어 있다.
❷ 롤렉스 – 첼리니 킹 미다스
무엇이든 손에 닿는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만드는 미다스 왕의 이름을 붙인 롤렉스의 드레스 워치 컬렉션 첼리니. 극도로 희귀한 모델이라서 제대로 된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포기 더 맨이 애용하며 유명해졌다. 1960년대부터 생산된 이 시리즈는 존 웨인,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착용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사진의 모델은 레드 래커 다이얼 버전이다. 수동 무브먼트가 탑재된 이 시계는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제랄드 젠타의 작품이기도 하다.
❸ 오데마 피게 – Ref. 5394BC
최상위 하이엔드 메이커인 오데마 피게 역시 화려한 스톤 다이얼 워치를 피아제 버금가게 많이 만들었다. 1970년대 생산된 이 시계는 그린과 블랙이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진 천연 스톤을 사용해 다이얼을 완성했으며, 섬세하게 세공한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가 이그조틱한 매력을 발산한다. 수동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