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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뒤, 난처한 질문에 답하는 법 9

2024.09.02박한빛누리

“오빠, 나 살찌지 않았어?”

“내가 예뻐? 카리나가 예뻐?”

카리나가 예쁘다. 장원영이 예쁘고 설윤이 예쁘다. 강남역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답은 똑같을 거다. 근데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여자 친구가 더 예쁘다고 해야 한다. 망설이지 말고 바로 답하자. “당연히 네가 더 예쁘지. 너만큼 예쁜 사람은 없어. 너만의 매력이 있잖아” 라며 상대방의 매력을 칭찬해 주자.

“나 살찌지 않았어?”

답은 하나밖에 없다. “아니, 전혀. 왜? 누가 살쪘데? 오히려 전보다 빠진 것 같은데!?”

“앞머리 있는 게 나아? 없는 게 나아?”

<하트시그널 2>에서 김현우가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 “평소에? 아니면 오늘?”

“내 친구 중에 누가 제일 좋아?”

무난하게 넘어가려면 “네 친구라면 다 좋지. 우리가 만나면서 생각도 닮아가는지, 난 네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좋더라.”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당당하게 말하자. “티 났어?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네!”

“내가 왜 좋아?”

구체적으로 말해주자. “웃을 때 올라가는 인디언 보조개가 좋아”, “내가 주말에 축구하러 가는 걸 이해해주는 배려심이 좋아” 등. 이런 건 갑자기 나오기 쉽지 않으니, 평소에 몇 개 생각해 두자.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여자 친구가 본인의 감정이 더 크다고 느껴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 “내가 더 많이 좋아해. 다만 내가 표현에 서툴러서 많이 드러내지 못할 뿐이야. 마음 같아서는 홍대 한복판에서 행복하다고 외치고 싶다. 진짜로!”

“우리 만난 지 얼마나 됐는지 기억해?”

션, 최수종이 아닌 이상 기념일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우리 2023년 12월 10일부터 만났잖아”라며 만난 날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간을 끌면서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기자.

“왜 나한테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안 해?”

더 많이 표현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더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자주 말해 줄게. 사랑해.”라고 다정하게 답하자. 쓰면서도 닭살이 돋는다. 때로는 이런 오글거림이 필요하다.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unsplash / david-cajilima, declan-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