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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끗 되돌아보게 만드는 옆 차선 자동차 4

2024.09.29신기호

너의 예쁜 무엇이 내 눈으로 껑충 들어왔나, 내 눈이 슬쩍 가닿았나.

기아 더 뉴 K8

역동적인 주행 순간이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건 보닛을 따라 길게 뻗은 램프와 여기에 연결되어 세로로 뚝 떨어지는 헤드램프의 균형 덕분이다. 그래서 램프로 그려낸 전면은 단단하고 또 쾌적하며 정갈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나아가 고속 주행 중에도 들썩이거나 날래지 않은 점잖은 분위기가 완성된다. 전고가 1천4백80밀리미터로 결코 낮지 않음에도 바닥에 붙어 달리는 듯한 속도감이 느껴진다면 이 역시 전면의 넓고 웅장한 디자인 덕이 크다. 기아는 이 램프 디자인을 가리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라 부른다. 브랜드의 새 패밀리 룩을 완성하는 키 디자인이다. 모든 존재가 읽거나 듣는 것보다 비로소 보아야 선명해지는 것처럼,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맨 앞에 새겨놓은 K8의 새 존재도 그렇다. 인상적 장면. 강렬한 첫인상은 대개 이런 섬광 같은 장면을 마주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4 포인트 헤드라이트, 건강한 혈관처럼 생동하듯 흐르는 리어 램프, 보지 않아도 보이게 만드는 포르쉐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 묵직한 19인치 휠, 2미터 가까이 되는(1천9백66밀리미터) 널찍한 전폭···. 신형 타이칸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나열해 이를 다시 더하면 도로 타이칸이 완성될 정도로, 타이칸을 이루는 모든 구성은 각자 또 같이 빛난다. 특히 신형 타이칸은 이전보다 더 높아진 가속력을 자랑하는데,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 단 2.4초면 도달하니 뒤를 따라가며 타이칸의 근사한 생김을 감상하는 건 어쩌면 찰나의 일, 그래서 더 귀한 장면이 된다. 용감한 운전자가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기라도 하면 런치 컨트롤과 함께 1백40킬로와트의 출력이 추가로 발휘된다. 그러면 최고출력은 무려 9백52마력. 방금까지 눈앞에 있던 신형 타이칸이 번쩍 사라지는 건 요술이 아닌 실제다.

지프 어벤저

지프의 로고를 보지 않더라도 저 차를 지프가 만들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지프가 가진 상징적인 디자인과 기술이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뿐이 아닌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정통 SUV 브랜드’라는 타이틀은 지프가 가진 수많은 ‘최초’에서 기인한다. 최초의 콤팩트 SUV, 최초의 유니프레임 구조, 최초의 풀 타임 4×4 시스템 등 지프는 당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SUV 시장에서 늘 차별화된 위치를 지켜오고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 ‘세븐 슬롯’으로 불리는 그릴은 지프의 정체성으로, 이 일곱 조각 그릴은 지프의 패밀리 룩 맨 앞에서 보이는 디자인 언어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 시장에 공개된 소형 전기 SUV, 어벤저에는 이 모든 지프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오프로드 DNA를 물려받은 덕분에 기후와 노면 환경을 가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전기차로 평가된다.

푸조 408

푸조는 408을 소개할 때 “매혹의 언어 The language of attraction”라는 말을 데려왔다. 푸조가 새로 선보이는 ‘펠린 룩 Feline Look’ 디자인을 바탕으로 곳곳에서 새로 발견되는 이미지 모두 매혹적이어서, 408을 차보단 근사한 조형미를 가진 예술 작품으로 이해해도 상관없겠다. 이들이 말하는 ‘펠린 룩’은 사자의 낮은 자세를 형상화한 디자인 콘셉트를 뜻한다. 408의 헤드라이트와 세로로 길쭉한 러닝 램프, 테일 램프에 이 ‘펠린 룩’ 콘셉트가 녹아 있다. 차체를 보더라도 그렇다. 실제 지상고는 1천4백85밀리미터로 높지만 전체 실루엣을 살펴보면 세단처럼 낮아 보이는데, 이는 옆으로 시원하게 뻗은 캐릭터 라인의 비율 덕분이다. SUV와 세단을 더하면 408의 실루엣은 범례에 가까울 정도로 이상적이다. 룸 미러 안으로 408이 들어왔다. 주변 다른 차들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