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술 한잔 대신, 건강한 영화 한 편 보면 완전 럭키비키잖아?
➊ 빨간머리앤
캐나다 출신 작가 루시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머리앤>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애니메이션 버전이 당대 전국 소년소녀들에게 긍정력을 불어넣었다면, 다큰 어린이들에게는 넷플릭스의 빨간머리앤이 그 역할을 해줄지도. 2019년 공개된 동명의 시리즈는 기본적으로는 원작 소설의 플롯을 따라간다.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자라난 소녀 앤이 녹색 지붕 집에 입양되어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서사. 이 시리즈는 요란한 그래픽이나 촘촘한 스토리 라인 없이도 계속 보게되는 매력이 있다. 앤의 삶을 위험으로 몰아넣지는 않지만, 그녀가 겪는 크고 작은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소소한 전개,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배경 삼은 이야기는 거친 하루에 고요한 안식과 긍정할 힘을 준다.
➋ 스폰지밥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도시에 사는 여느 청년을 연상케한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파인애플 집에서 반려달팽이 핑핑이와 함께 살며, 열심히 직장(집게리아)도 다니고, 친구들(뚱이, 징징이, 다람이)과 즐거운 시간도 보낸다. 눈치가 별로 없어서 사고치기도 하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망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언제나 회복한다. 안 좋은 상황도 ‘괜찮다’고 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집게리아에서 혼쭐이 나 의기소침해지기도 하지만 결국 섞여 사는 방법을 인지하고 고쳐낸다. 같은 잘못을 두번 안하게끔 제대로 조심하려는 면모도 보인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 같은 날, 스폰지밥의 회복력을 보며 긍정력을 추천해보길.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➌ 룸바
영화 <룸바>(2008)는 한 커플에게 닥친 불행에 관한 얘기다. 라틴댄스 ‘룸바’를 함께 추던 행복한 커플이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와 기억을 잃게 된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밝다. 아름다운 컬러 블로킹과 옛 무성영화 시절 코미디를 연상케하는 연출과 구성까지. 사고로 인해 점점 심각해져가는 생활 속에서도 이 커플은 마냥 명랑하다. 그게 슬픔보다는 고달픈 우리 삶을 향한 위로로 다가온다. 극의 후반부, 바다 위에서 룸바를 추는 두 사람이 보여주는 희망은 내일을 살아갈 기운을 준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➍ 굿모닝에브리원
국가권력급 사랑스러움을 지닌 배우 레이첼 맥아담스의 출연작이다. 지방방송국 PD였던 베키 풀러가 메이저 방송국에 취직하며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그린 이 영화는 퇴사가 간절한 날 긍정력을 충전할 영화로 제격이다. 베키가 지닌 일을 향한 오롯한 열정, 목표를 위해 뛰고 또 뛰는 긍지가 절로 워커홀릭이고 싶게 만든다. 일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완벽한 세레나데같은 이 영화는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➎ 예스맨
언제나 ‘No’만 외치고 살던 남자가 ‘Yes’만 하고 살기로 한다. 무한 긍정은 남자의 삶을 흥미로운 방향으로 이끌지만, 마침내 그것이 정답만은 아님을 알게된다. 스스로의 의지가 담긴 답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고 타인이 원하는 것만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우울한 날이 있다. <예스맨>을 보자. 끝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결국 나만 할 수 있다는 교훈과 함께, 힘내서 살아갈 긍정의 힘을 충전해준다. 애플TV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