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전설적인 파인다이닝에서 운영하는 해외 바 4

2024.11.17전희란

파인다이닝의 이유 있는 바.

방콕

NUSS BAR BY NUSARA

기념품 가게에 꽂힌 엽서보다 더 근사한 왓 포 사원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곳. 올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6위에 오른 셰프 톤의 레스토랑 ‘누사라 Nusara’의 1층에는 바 ‘누스 Nuss’가 자리하고 있다. 질 좋은 벨벳 천이 조용히 광택을 뿜는 새빨간 소파, 팬시한 조명과 타일 바닥이 조화로운 안쪽 공간과 창 밖의 사원이 빚는 풍경이 마치 다른 시대로 초대하는 듯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누사라는 태국의 국민 셰프인 톤이 할머니가 차려준 집밥의 추억을 감각적이고 모던하게 보여주기 위해 창조한 공간. 재봉사였던 할머니의 취향은 이곳에 따뜻하게 감각적으로 담겨있다. 프루티하고 새콤한 리치 김렛, 부드러운 콘 앤 커피 화이트 네그로니 등 섹시하게 트위스트한 칵테일로 공복을 쓱쓱 칠하면 공간의 비현실감이 한층 더 고조된다. 칵테일 한 잔 값에 인생 샷을 건지고 싶다면, 붉게 물든 심장을 장착하고 이 새빨간 바로 향하도록.

LOCATION 336 The Suphan Alley
INSTAGRAM @nussbarbkk
HOUR 17:00~24:00

도쿄

THE BAR & CHAMPAGNE LOUNGE BY SÉZANNE

도쿄를 찾는 푸디들 사이에는 아는 사람만 공유하는 비밀이 있다. “세잔 옆 라운지에서 다니엘 칼버트 Daniel Calvert의 요리를 맛볼 수 있대.” 올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1위를 거머쥔 재패니즈 프렌치 레스토랑 세잔 옆에는 세잔의 키친을 공유하는 ‘더 바 & 샴페인 라운지’가 자리한다.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에 오르는 순간 당분간 레스토랑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지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낮에는 카페 겸 라운지, 밤에는 바로 운영하는 더 바 & 샴페인 라운지에서 세잔의 몇몇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신칸센 열차가 달리는 모습이 대지 위의 별똥별처럼 느껴지는 어둑어둑한 밤, 하얗고 단정한 소파에 적당히 몸을 파묻고 소믈리에 노부히데 오츠카가 공들여 고른 다양한 샴페인과 셰프 다니엘 칼버트의 요리를 함께 맛보노라면, 이보다 완벽한 도쿄의 밤이 또 있을까 싶다.

LOCATION Four Seasons Tokyo at Marunouchi
INSTAGRAM @fsmarunouchi
HOUR 11:30~23:00

홍콩

VEA

‘파인 다이닝 요리와 페어링하는 술은 와인이지’ 하고 생각을 가둬두었던 에디터의 시야를 확장한 곳은 홍콩의 베아다. 레스토랑 ‘윙 Wing’으로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셰프 비키 쳉이 윙에 앞서 오픈했던 베아 VEA는 생선의 부레, 건조한 해삼 요리 등 홍콩의 전통적인 식자재를 프렌치 요리 기법으로 내는 레스토랑. 이곳을 함께 운영하는 이는 테이스팅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바 퀴너리 Quinary의 대표 바텐더 안토니오 라이다. 언젠가 비키 쳉의 요리와 안토니오 라이의 칵테일이 절묘한 합을 이루는 비결을 물으니, “칵테일 페어링의 열린 창조를 위해 요리의 많은 부분을 열어준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베아의 요리가 대지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면 칵테일은 맑은 안개, 비처럼 느껴진다. 표고 버섯 콘소메와 위스키가 들어간 따뜻한 칵테일, 랍스터와 양배추 요리에 곁들이는 우롱 칵테일은 소스와 술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든다.

LOCATION 30F, The Wellington
INSTAGRAM @vea_hk
HOUR 18:00~24:00

싱가포르

BEES BY NARISAWA

도쿄의 전설적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나리사와 근처에는 나리사와 직원들도 사랑방처럼 드나드는 바가 있다. 나리사와에서 운영하는 ‘비 바 Bees bar’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공손히 음식을 맞이해야 할 것 같은 레스토랑 나리사와와는 달리 비 바는 다소 캐주얼한 분위기다. 나리사와의 오너 셰프 나리사와 요시히로는 수준 높은 요리 실력을 지닌 데다 함께 일하는 동료, 커뮤니티와의 건강한 연대와 즐거운 근무 환경을 위해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인물이다. 팀과의 협업과 연대를 잘 보여주는 비 바가 최근 싱가포르 만달라 클럽에 ‘비 바이 나리사와’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바탕으로 현지 제철 식자재를 다루는 나리사와의 태도와 본질은 그대로 두고, 수준 높은 요리를 다소 편안하게 칵테일과 즐길 수 있는 공간. 히비키를 기주로 한 사토야마 올드 패션드 칵테일을 비롯 700여 종에 이르는 와인 리스트를 갖췄다.

LOCATION Mandala Club, Singapore
INSTAGRAM @beesbynarisawa.sg
HOUR 12: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