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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여운의 골든구스 라이트스타 스니커즈를 경험해보다

2025.01.11정유진

계속 생각나는 매력.

HOW TO FEEL

블랙 라이트스타 스니커즈 89만8천원, 골든구스.

연말연시가 되니 행사와 약속이 하루 걸러 생긴다. 이런 이유로 구두만 신기를 며칠째. 평소 굽이 높은 신발을 즐겨 신기는 하지만, 멋 부림용 구두는 드물게 신어서인지 발 고문이 따로없었다. 특히 ‘지큐 나이트’ 행사 날은 몇 시간을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다 보니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온몸에 통증이 작열했다. 그러던 그날 촬영차 방문한 골든구스의 팝업. 스케치 촬영차 들어간 터였지만 뜻밖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라이트스타 스니커즈를 체험한 것. 상황은 이랬다. 포토그래퍼와 공간 곳곳을 촬영하고, 그날의 주인공인 라이트스타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보았다. 첫인상은 ‘둥근 셰이프가 귀엽다’. 때마침 옆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니커즈를 시착해보는 게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각각 블랙 컬러와 실버 컬러를 신어보며 한껏 들뜬 목소리로 서로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블랙 팬츠를 입은 일행이 높은 굽의 블랙 라이트스타를 신자 신체의 균형과 비율이 좋아 보였고, 빈티지 워싱 진을 입은 친구가 실버 스니커즈를 신자 세련된 레트로 무드가 느껴졌다. 각자의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융화된 모습이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고 싶었다. 직접 집어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더 매력적인 외모. 청키한 실루엣에 골든구스의 상징인 스타 모티프가 더해져 있고, 곳곳에 해진 것처럼 처리한 디테일도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다란 몸짓에도 구름같이 가벼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가벼움의 비결은 초경량 EVA 폼을 재료로 한 미드솔의 덕이라고. 커지는 족통에 ‘라이트스타라면 고통받는 내 발을 잠깐이라고 구원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직접 신어봤다. 지옥과 천국은 라이트스타 한 켤레 차이였다. 너무 푹신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적당한 경도의 밑창이 발에 해방감을 선사한 것. 굽이 높아 드레스업한 룩에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았다. 타오르도록 붉은 밤, 그렇게 라이트스타에 빠졌다. 그날 이후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라이트스타의 잔상. 에디터는 이 여운을 이기지 못하고 약 일주일 동안 집중 체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신으면 신을수록 느껴지는 안정적인 착화감. 발의 모양에 따라 밑창이 미세하게 변형된 덕이다. 또 매일 다른 룩에 착용했음에도 잘 어울렸다. 마치 ‘메타몽’ 같은 적응력이랄까. 러닝화처럼 가벼운 무게지만 높은 굽으로 스타일까지 살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굽이 높아서 발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도 좋겠다. 오히려 발을 믿음직스럽게 잡아주는 역할에 가까웠으니까. 연말연시는 에디터에게 체력을 빼앗고 라이트스타를 남겼다.

소재 소가죽, 양가죽, 메시 어퍼 및 EVA 폼.
디테일 옆면에 더한 실리콘 스타 모티프, 유광 및 메탈릭 레더 인서트, 청키 솔, 미드솔의 디스트로이드 디테일.

HOW SPECIAL

HOW TO STYLE

스니커즈는 스트리트 스타일에만 어울린다는 편견을 버릴 것. 스니커즈의 소재, 실루엣, 디테일에 따라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이를테면 말쑥한 룩에는 유광 스니커즈를, 캐주얼한 스타일에는 과감한 디테일의 스니커즈를 더하는 식이다. 여러 개를 사기엔 부담스러워 꼭 하나만 사야 한다면, 블랙 컬러에 다양한 소재나 디테일이 가미된 스니커즈를 추천한다. 심심하지 않고 활용도가 높아 어떤 복장에서나 이질감 없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HOW TO ENJOY

베니스에서 시작한 골든구스는 일상적이고도 위트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실패 없는 기본 디자인부터 단조로움을 잡아줄 디자인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벌로 스타일링하면 자유분방한 느낌이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