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힙(text hip)’, 독서와 도파민의 합성어 ‘독파민’ 등의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 노블을 즐기는 어른들의 공간 | 그래픽
‘조각 케이크’, ‘소라 빌딩’, ‘경리단 구겐하임’ 등으로 불리며 이태원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그래픽’은 어른들만 들어갈 수 있는 그래픽 노블 서점이다. 스피크이지 바를 방불케하는 입구를 지나 어두운 자동문이 열리면 그래픽 노블, 만화, 아트북 등을 볼 수 있는 열람실이자 서점이 나온다. 어릴 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놀이터의 경험처럼 책에 빠져들어 바깥세상을 잊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곳의 슬로건은 ‘어른들의 놀이터’. 놀이공원의 자유 이용권처럼 입장료만 내면 커피와 음료도 무제한 즐길 수 있으며, 위스키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무엇보다 등받이가 있는 나무 의자부터 푹신한 소파, 무릎에 책을 올려두고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발 받침대, 테이블마다 구비된 조명 등 독서하며 쉬어 갈 수 있는 장치들을 여기저기 배치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신간 및 직원 추천작을 업데이트해주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보자. 다양한 그림체로 꾸민 피드마저도 그래픽스러워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
독파민 포인트 어른을 위한 술 마시는 만화방
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그래픽
운영시간 화~금요일 13:00~23:00, 주말 11:00~23:00
인스타그램 @graphic.fan
누구나 빌려 쓸 수 있는 공유 서재 | 후암서재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서재도 있다.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가 2017년 후암동에 문을 연 ‘후암서재’. 정겨운 후암동 분위기와 어우러져 집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이곳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공유 서재로 조용히 책을 보거나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번잡스러운 카페나 서점에 지쳤을 때,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난 프라이빗 한 서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낮과 밤 두 타임 모두 예약제로 운영하며, 대관(4인 이상) 또는 개인 방문 시 동일 시간에 최대 3인까지 이용 가능하다. 서재에서는 캡슐 커피 머신, 핸드 드립 커피와 티 등을 셀프로 이용할 수 있으며, 맥주나 와인 같은 간단한 주류도 반입 가능하다. 근처에 후암주방, 후암거실 등 다양한 공유 시설이 있어 코스로 즐기기에도 좋고, 새벽 2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올빼미족들에게 보석 같은 장소다.
독파민 포인트 낮부터 새벽까지, 나만의 작은 서재
주소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1길 69-1
운영시간 매일 10:00~02:00 (휴게시간 18:00~19:00)
국내 최초 도심 속 건강 책방 | 일일호일
헬스 커뮤니케이션 회사 엔자임헬스가 운영하는 ‘건강책방 일일호일’은 국내 최초 건강을 테마로 한 서점이다. 매일매일 건강한 하루를 만들고자 돕는 소셜 플랫폼으로 건강 관련한 소모임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책방을 넘어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나며 서촌의 건강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건강 책방이라고 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전문 서적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100여 권의 책, 25개 섹션으로 구분해 다양한 주제로 건강을 이야기하고 하는 자그마한 한옥 책방은 매월 소주제를 정해 기획전을 준비하고, 1년에 한 번 대대적으로 책 갈이를 한다. 2021년부터 매년 100권을 골라 ‘건강백서(健康百書)’도 발표하고 있다.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보다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아 심층 논의를 거친 후 보석 같은 명서를 발굴하려 애쓴다. 무엇보다 책 읽다가 보이는 풍경이 배롱나무라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는 것이 이곳만의 가장 큰 매력이다.
독파민 포인트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책방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2
운영시간 화~토요일 10:00~18:00
인스타그램 @11ho1_bookshop
존중을 파는 책방 | 흙기와
남해 주택가 한가운데 호젓하게 자리한, 이름처럼 투박한 흙 기와를 얹은 한옥 책방. ‘흙기와’는 얼핏 보면 그냥 지나칠 법한 가정집 모습이지만 문을 열면 책 냄새와 커피 향이 기분 좋게 공생하고 있는 고즈넉한 공간이 나타난다. 첫 번째 문을 열고 구비된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가는 것부터 “아, 다르다!”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걸을 때마다 나무 바닥이 삐거덕대는 소리에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책 표지가 잘 보이도록 사선으로 비스듬히 짠 독특한 서가에는 신간부터 헌책, 절판된 책 등 다양한 주제와 분야별로 진열되어 있다. 서점 주인의 사적인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고르고 분류한 책들이라 주제도 분야도 저자도 출판사도 제각각이다. 개인마다 환경과 사정이 있으니 선뜻 무언가를 추천하기 어렵기에 이대로 두었다고. 서점 한쪽에 자리한 작은 커피 바에서는 휴지 대신 직접 만들고 세탁한 손수건을 건네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내린 커피와 보늬 밤을 제공한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존엄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주인장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곳.
독파민 포인트 남해 여행의 특별한 추억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주소 경남 남해군 남해읍 화전로38번길 28-25
운영시간 09:00~19:00 (매주 화요일 휴무)
- 사진
- 인스타그램 @graphic.fan @11ho1_book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