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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잡을 수 없는 유니크 워치 케이스 디자인의 산실, 까르띠에 탱크

2025.01.17김창규

까르띠에 탱크의 무궁무진한 세계.

오리지널 탱크의 시작

1917년 까르띠에는 첫 탱크를 제작해 나치로부터 프랑스를 해방시켜준 미군 사령관과 휘하의 고위 장교들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1919년 11월 15일. 까르띠에는 판매하기 위한 첫 탱크 컬렉션을 생산했다. 탱크 노말(Tank Normale)이라고 불렸던 플래티넘 소재의 시계는 현재의 탱크가 가진 기본적인 디자인보다 세로 길이가 조금 더 짧고, 상하단 베젤이 두꺼우며, 브레게 핸즈를 지녔다는 특징이 있었다. 3년 뒤인 1922년에는 현재까지도 탱크의 간판으로 꼽히는 탱크 루이 까르띠에가 등장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시계 디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명작은 탱크 노멀에 비해 상하단 베젤이 얇고, 새틴 브러시 가공한 베젤의 평면대신 폴리싱 처리한 곡면이 돋보였으며, 케이스 세로 길이가 조금 더 긴 현재의 특징들을 갖고 태어났다.

1973년에 캡슐 컬렉션처럼 소규모로 선보였던 레 머스트 드 까르띠에는 1976년 뉴욕에서 다시 대규모 컬렉션으로 전개를 시작했다. 오일 쇼크로 인해 움츠러든 소비 심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격하며 대성공을 거둔 이 컬렉션의 대표적인 시계는 실버 소재에 금 도금을 한 탱크 워치였다. 2005년에는 탱크 노말처럼 베젤의 평편한 헤어라인 가공을 살린 탱크 솔로를 론칭했으며, 2021년에는 탱크 머스트를 부활시켰지만, 예전 같은 도금 모델로는 선보이지 않는다.

탱크의 방계는 어떤 모습일까

시조인 오리지널 탱크 또는 현재의 장손인 탱크 루이와 상당한 디자인 유사성을 갖고 있지만, 직계라고 보기엔 어딘가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의 탱크는 1921년에 발표한 탱크 상트레가 처음이었다. 케이스의 세로 길이를 길게 늘이고, 측면에서 보았을 때 케이스의 형태가 손목을 감싸는 듯한 곡선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었다. 1989년에는 뉴욕의 마천루에서 받은 영감을 세로로 길쭉한 케이스의 탱크 아메리칸 워치로 표현했다. 선명하게 각진 크라운 디자인도 이 시계의 새로운 요소 중 하나였다. 1996년에는 프랑스의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탱크 프랑세스를 출시했다. 이 시계는 가죽 스트랩보다 메탈 브레이슬릿을 기본으로 전개했다는 점이 가장 큰 개성이다. 2002년작인 디반은 케이스를 가로로 늘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탱크 노말을 눌러 높은 듯한 모습이다. 89년 탱크 아메리칸, 96년 탱크 프랑세스에 이은 3부작의 완성은 영국을 상징하는 2012년의 탱크 앙글레즈다. 케이스 측면을 크라운 가드 역할을 겸하도록 디자인했다.

직사각형을 넘어서는 유니크함

탱크는 직사각형이 아닌 시계들도 발표했었는데, 그 시작은 생각보다 매우 이른 1922년이었다. 중국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자 케이스로 선보인 탱크 쉬누아즈가 그 주인공. 당시 유럽에서는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기도 했다. 1928년에는 웃는 외눈박이처럼 보이는 탱크 아 기쉐를 선보였다. 디지털 방식의 인디케이터로 시, 분을 표시하는 이 시계는 글라스 파손 위험이 없고, 크라운도 기존 탱크에 비해 더 견고하게 결합되는 방식을 취해 12시 방향으로 옮겨 달았다. 1932년에 발표한 탱크 바스큘란트는 특수한 액자형 경첩 장치를 통해 케이스를 뒤집어 파손의 위험을 줄여주는 시계였다. 1936년에는 탱크 아시메트리크가 등장했다. 평행사변형 케이스에 다이얼을 비스듬히 회전시키고, 3단 러그를 적용한 아방가르드함이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