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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거절하기, 심리학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핑계 7

2025.01.30박민정

어우, 내가 거절을 잘 못하잖아.

➊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게요”

이 말은 거절, 수용, 회피 등 상대가 예상하는 모든 반응에서 빗겨나있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모호한 대답인 것. 상대는 답답하겠지만 딱히 대안을 내기 어렵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상호 호혜성 이론이라고 부른다. 제안이 마음에 들지만 상황이 어려워 대안을 찾겠다는 사람을 핑계댄다고 느끼기 어렵다. 완곡한 거절과 동시에 매너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➋ “다음 기회엔 꼭!”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거절이 쉽게 수용된다. 인간은 미래 지향적 사고를 할 때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과 ‘다음’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언급한다면 효과는 두배. “이번에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나지만 다음에는 꼭 만나요.” 거절을 단기적인 상황으로 인식하면 상대가 받는 상처도 줄일 수 있다.

➌ “잘 몰라요”

인간에겐 불확실한 것을 피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덕분에 어떤 부탁을 받았을 때 모른다고 대답하는 건 아주 효과적인 거절 멘트로 작용한다. 짧고 명료할 수록 좋다. ‘거절합니다’는 상대로 하여금 나의 거절 태도를 해결하고 싶게 만들지만, ‘몰라요’는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➍ “시간이 좀 걸려요”

효과적이기로 유명한 거절 멘트다.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상대가 자신의 요청을 부담스러워할 경우 이를 조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직접적 거절 의사보다 상대가 직접 나의 고생을 유추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셈. 출근하자마자 일을 잔뜩 떠맡기는 상사에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오늘 야근 신청해도 될까요?”라고 말하자.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거절 효과가 난다.

➎ “제가 준비가 안됐어요”

심리학적으로 보면, 사실 가장 많이 쓰이는 핑계가 가장 자연스러운 핑계다. 결혼할 준비, 이직할 준비, 말할 준비, 나이를 받아들일 준비···. 도대체 어떤 채비가 안됐다는 건지는 몰라도 항상 통한다. 이는 자기 결정 이론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준비 상태를 강조하며 선택의 자율성을 요구하는 의견이 더 존중받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 상황 설명이나 준비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제시가 없어도 결과는 같았다. “준비가 안됐어요”는 상대방에게 ‘나의 자율성을 존중하라라’는 무의식적 사인인 동시에 나를 이해하게 만드는 마법의 멘트인 셈.

➏ “능력 밖의 일입니다”

‘내 능력을 비하하면서까지 거절 핑계를 찾아야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효험이 있다. 경계 설정 이론에 따르면,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태도는 상대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준다. 심지어 솔직하고 신뢰감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까지 심어준다. 혹시 능력 밖의 일이라고 말하며 거절한 이후 상대가 당신의 능력을 얕잡아 본대도 신경쓸 것 없다. 상대가 쫌생이라는 증거니까.

➐ “시간이 부족해요”

외부적 이유를 들면 상대방은 거절을 덜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외려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귀인이론에 따른 것인데, 가장 효과적인 키워드는 역시 시간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유인 데다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