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모 열일 중인 “아~ 그 배우” 5인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이 배우가 정말 그 배우 맞아?”라는 반응을 자아내고 있는 배우를 모았다.

하율리 | 따뜻하고 속정 깊은 궁녀부터 조선판 연진이까지

<옥씨부인전>’s 김소혜 = <옷소매 붉은 끝동>’s 배경희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노비 출신으로 양반의 신분을 얻어 외지부로 활약한 구덕(옥태영) 역의 임지연만큼이나 주목받은 캐릭터가 있다. 자신에게 ‘똥소혜’라는 별명과 굴욕을 안겨다 준 노비 구덕이를 끝까지 찾아가 괴롭혔던 빌런 김소혜. 특히 김소혜와 구덕이가 재회하는 신에서 굉장히 공포스러웠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조선판 연진이’로 불린 김소혜를 연기하며 섬뜩한 존재감을 드러낸 하율리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공교롭게도 사극이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성덕임의 든든한 동무인 궁녀즈 중 한 명인 배경희 역을 맡아 냉정한 조언 속에도 깊은 정을 담아내며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같은 사극임에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하율리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하영 | 각성한 문신 신부에서 당찬 조폭 간호사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s 김화영 = <중증외상센터>’s 천장미
전 세계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매력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질끈 묶은 파마머리, 고래고래 소리치는 목청, 언제라도 뛰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빠른 발의 소유자 천장미에 자꾸 눈길이 간다. 백강혁이 ‘조폭’이라는 별명을 붙일 만큼 기세고 책임감도 강하고 실력도 좋은 베테랑 간호사 천장미 역을 맡은 하영은 이전 작품에서도 천장미와 같은 당찬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흘러내린 웨딩스레스 사건’ 에피소드에서 부모가 정해 놓은 틀에 맞춰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했던 신부 김화영 역을 맡았을 때다. 마지막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으며 아버지를 향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드라마의 문을 연 에피소드에서 당찬 모습의 ‘문신 신부’로 활약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문신’, ‘조폭’ 등 애칭이 다소 살벌하지만 그만큼 살벌하게 연기를 잘한다는 뜻이니 계속해서 살벌한 행보 보여주시길!

주종혁 | 이상하게 사랑스러운 권모술수

<트리거>’s 강기호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s 권민우
국내 최초로 탐사 보도국을 배경으로 한 디즈니 +드라마 <트리거>를 보다 보면 많이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 있다. 파마머리에 퀭한 다크서클, 패딩을 교복처럼 입고, 헤드셋을 목에 쓰고 다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의 조연출이자 막내 강기호. 주종혁은 직업인으로의 사명감과 동분서주하면서 발로 뛰는 사회 초년생의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과 가장 맞닿아 있는 강기호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오지랖이 넓은 거과는 정반대지만 이상하게 밉지 않고 귀여운 매력이 있는 것만큼은 비슷한 캐릭터가 떠오른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신입 변호사 권민우! 주종혁은 성과를 내고 싶은 욕망으로 가끔 얄미운 행동을 해 ‘권모술수’로 불리지만 마냥 밉지만은 않은 권민우를 입체적으로 연기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상하게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진 주종혁의 다음 작품은 전지현, 강동원과 호흡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이다.

김도훈 | 단단한 내공으로 완성한 입체적 캐릭터들

<나의 완벽한 비서>’s 우정훈 = <무빙>’s 이강훈, <유어 아너>’s 송호영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뻔한 서브남 스토리도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통통 튀는 매력의 짝사랑 연하남 역할을 맡은 김도훈을 두고 하는 말이다. 능글맞은 성격의 우정훈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며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서브남으로서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독립영화로 데뷔한 김도훈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세 명의 주인공 중 이강훈 역을 맡아 어른스러우면서 미성숙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디즈니+ 시리즈 <무빙>, 오랜 시간 준비한 뺑소니 사고를 내며 복수에 성공하는 송호영 역할을 맡은 ENA 드라마 <유어 아너> 등의 필모만 봐도 알 수 있다. <무빙>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유어 아너>에선 손현주, 김명민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였다.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성장하는 김도훈의 앞으로의 메인 스토리가 기대된다.

신재휘 | 일진에서 무당까지 강!강!캐릭터 열전

<검은 수녀들>’s 애동 = <무빙>’s 방기수
이번 주인공도 <무빙>에 출연한 배우 중 한 명이다. 김도훈이 연기한 이강훈과 대립하는 방기수 역으로 얼굴을 알린 신재휘는 까칠하지만 남모를 내면의 상처를 지닌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절찬리 상영 중인 오컬트물 <검은 수녀들>에 출연하며 2025 스크린 기대주로 떠올랐다. 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 수녀의 옛 동료로 지금은 무당이 된 효원의 제자 애동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부 애동은 말을 더듬어 무경도 못 읽는 하찮은 존재로 그려지지만 후반부 결정적인 도움을 주며 반전의 매력과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유니아 수녀를 도와 구마 의식을 완수하는 무당의 존재로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파묘>의 이도현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듣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 가해자부터 <무빙>의 일진 그리고 <검은 수녀들> 애동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신재휘의 계속되는 강렬한 행보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