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라도 풍겨보자, 선수 출신 고수의 무드. 동호회 기선 제압용 축구 패션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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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만능 레이어드
어떤 날씨와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옷차림을 한다. 기능성 의류를 겹겹이 입으면 좋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땀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스포츠용 이너웨어를 입는다. 그 위에 유니폼 또는 트레이닝복 상의를 입는다. 후드 바람막이, 아노락으로 마무리한다. 몸이 풀리기 전 경기 초반에는 패딩 조끼를 덧입는다. 긴 축구용 바지 위로 긴 양말을 신거나, 낮이라면 축구용 반바지로 활동성을 갖춘다. 뛰다가 더우면 한 겹씩 벗으면 된다. 두툼한 면 소재의 후드티 한장을 입고 나오는 것은 최악이다. 추워도 껴입기 어렵고 땀이 나면 무거워지는 데다 벗을 수도 없다. 고수처럼 입는 기본은 어디까지나 활동성이다.
❷ 기능성 액세서리
목이 추우면 몸이 춥다. 스포츠용 넥워머를 챙긴다. 뛰다 보면 머리 위로 김이 펄펄 피어오른다. 귀까지 덮는 비니를 쓴다. 몸은 더워져도 손은 계속 차가우니 간단한 면장갑이라도 찾아서 착용한다. 상대를 속이기 위한 재빠른 방향 전환을 하다 보면 발가락과 바닥에 물집이 잡힌다. 이때 논슬립 양말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보온과 부상 방지를 위한 액세서리는 선택이 아니다. 일단 갖춰 놓으면 다 쓸 데가 있다. 그리고 고수들은 그 쓰임새를 잘 알고 있다.
❸ 포인트는 하나만
이런 사람을 상상해 보자. 상하의에 스타킹까지 프로팀 공식 경기복을 입었다. 선수 지급용 고급 소재에 유명 선수 이름까지 마킹했다. 축구화는 가장 최신형의 레전드급 모델. 머리에는 헤어밴드 손목에는 아대까지 찼다. 오늘을 기다려 힘을 잔뜩 주고 온 느낌이 전해진다. 멋있다기보다 부담스럽다. 포인트는 적당하게 하나만 줘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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❹ 디테일 추가
공을 차기에 편안한 복장에 적당한 포인트까지 완성했다면 디테일을 더해보자. 먼저 발목의 테이핑. 축구를 자주 하다 보면 발목에 무리가 온다. 부상 방지를 위한 발목 테이핑은 축구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반팔 티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려 민소매로 만들기. 이때 얇아 보이지만 근육이 탄탄하게 자리 잡은 팔이 보여야 한다. 티셔츠와 반바지 라인을 따라 까맣게 탄 피부는 축구를 비롯한 야외 활동을 많이 한 티가 난다. 고수처럼 보인다. 이 외에도 손가락에 무심하게 둘둘 만 반창고, 밝은색 축구화, 경기가 끝나면 신을 슬리퍼, K리그 선수 느낌으로 반바지에 살짝 끼워 넣은 상의 유니폼 등의 디테일을 챙긴다.
❺ 본질을 놓치지 않기
동네 축구의 본질은 부상 없이 즐겁게 축구를 하는 것. 앞의 모든 것을 챙겼다면 마지막으로 본질을 돌아보자. 시야와 헤더를 방해하는 캡 모자를 쓰지는 않았는가? 달리기에 부담되고 다칠 위험을 높이는 무겁고 알이 큰 안경을 쓰지는 않았는가? 바지 밑단이 펑퍼짐하고 펄럭거려 볼 컨트롤을 어렵게 하지는 않는가? 축구화와 발의 마찰을 막을 수 없는 발목 양말을 신지는 않았는가? 축구를 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이 없는지 착장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