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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형님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내한을 앞둔 스타들에게 권하는 한국 맛집 좌표

2025.04.10전희란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오아시스, 건즈 앤 로지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한스 짐머 등 내한 스타들에게 권하는 맛집으로 채운 하루.

건즈 앤 로지스
5월 1일, 송도 달빛축제공원

Anytime 비아 톨레도 파스타 바 건즈 앤 로지스, 당신들의 음악이 여전히 이 시대에 유효하다는 것을 느껴보고 싶다면 <흑백요리사> 우승자 나폴리맛피아의 식당 비아 톨레도 파스타 바로 향하세요. 1995년생임에도 평소 건즈 앤 로지스 의 열혈 팬인 나폴리맛피아의 식당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힙니다. 이곳을 ‘프리 패스’할 수 있는 유일한 내한 스타는 바로 당신들이 아닐까요? 셰프가 록 스피릿을 담아 알아서 최상의 요리를 준비해줄 테니, 메뉴 볼 것 없이 이렇게 외치시죠. “오마카세!”
7pm 본앤브레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바비큐를 좋아하는 슬래시, 스테이크와 립을 좋아하는 악셀. 그렇다면 싸울 일 없이 한국 대표 코리안 바비큐, 최근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51위에 오른(코리안 바비큐로는 유일!) ‘본앤브레드’에 들러야죠. 코리안 바비큐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보자 하는 심산으로 차려내니, 공연 후의 보양식으로 여기만 한 곳이 없습니다. 공연장에서 가까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도 좋지만, 정육시장에서 피어난 본앤브레드의 시작을 목격하고 싶다면, 3월에 리뉴얼 오픈하는 마장동 본앤브레드 본관도 좋겠습니다.
10pm 우드스탁 록의 부흥기를 그리워하는 일명 ‘록덕’들이 내한 공연 후 삼삼오오 모이는 홍대 펍입니다. 한국 관객들만이 낼 수 있는 떼창은 뮤지션에게 마약보다 강렬하다고 들었는데, 공연보다 뜨거운 떼창의 현장이 이곳에서 다시 재생될지도 모릅니다.
Late Night 스트레인지 프룻 앤더슨 팩이 한국에 왔다가 심야 기습 ‘잼’을 한 지하 공연장이죠. 우드 스탁에서 몇 잔 마시고 좀 아쉽다 싶다면 이곳으로 향하세요. 우드 스탁에서 스트레인지 프룻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마침 이 둘 사이 거리에는 ’걷고 싶은 거리‘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Before Sunrise 마포한강공원 슬래시 당신은 자신만의 인스턴트 라면 레시피가 있다면서요? 한강 고수부지에는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기계가 있답니다. 서울의 마지막 밤, 뜻밖에 한강에서 라면 메이킹 실력을 뽐낼 수 있겠습니다.

한스 짐머
5월 17일 인스파이어 아레나

7pm 제스트 한스 짐머, 당신이 상당한 주당이라는 말은 들었습니다. 오죽하면 칵테일 잔, 셰이커를 피아노 위에 두고 마시면서 공연을 한다고요? 당신을 위한 서울 바 호핑 맵을 제시합니다. 시작은 한국 최정상의 바가 좋겠죠. 월드 베스트 50 바 2024에서 9위, 아시아 50 베스트 바 2024에서 2위였던 제스트에서 상큼한 Z&T로 목을 축이고, 안동 맹개마을의 밀 소주를 베이스로 한 ‘맹개뮬’을 주문해보세요.
8pm 앨리스 청담 제스트에서 도보 2분. 한국 바텐더 특유의 유쾌함과 위트, 상상력과 창의력을 엿볼 수 있는 앨리스 청담에서 마침 얼마 전 시그니처 메뉴를 전면 리뉴얼했는데, ‘Be Wonder’라는 새로운 챕터의 이름이 당신의 음악과도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레드 와인과 마티니의 매력을 두루 지닌 보르도 마티니는 꼭 주문하세요.
9pm 페르마타 서울 한국의 발효가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비장한 인테리어의 바 안에서 발효의 깊은 맛이 담긴 칵테일을 홀짝이는 경험은 오로지 이곳에서만 가능합니다.
10pm 엣지 서울 청담이 지겨워질 때쯤 이태원에서 분위기를 바꿔보세요. 드니 빌뇌브의 색감이 떠오르는 이곳에서 칵테일 ‘Seoul’을 마시는 순간은 영원으로 이동합니다.
11pm 사운드 짐나지움 이번에는 홍대로 갑니다. 고독한 청취자를 위한 사운드 짐나지움에는 ‘입장권’이라는 매혹적인 이름의 칵테일이 있거든요.
Lunch 명필름아트센터 돌비 사운드를 갖춘 명필름 아트센터에는 진정한 영화광들이 모입니다. 영화관에 입장하기 전에 1층 카페에서 파는 오이 샌드위치를 권하고 싶어요. 효자동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두오모’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심플해 보이지만 정성은 가득합니다.
3pm 콩치노콩크리트 이왕 파주까지 갔다면, 열렬한 음악 애호가들이 모이는 음악 감상실에서 커피 한 잔은 해야죠.
Leaving Seoul 빨간거 짱구네 <듄 2> 인터뷰 차 만난 드니 빌뇌브는 비빔밥,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당신의 음악처럼 ‘한 방’이 있는 빨간 낙지 전골을 권합니다. 그런데, 공연 전에 배탈이 나면 곤란하니까 꼭 공연 후에 맛보세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9월 13, 14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

7pm 남영탉 톰 삭스, 장 줄리앙 등 스타일리시한 아티스트가 한국에 오면 반드시 찾는 맛집이죠. 홍콩에서 요리 내공을 쌓고 힙합 뮤지션, 코미디언, 일러스트레이터, 케이팝 아이돌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교류하는 셰프의 무국적 닭구이 식당은 당신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마침 남영탉이 있는 골목에는 스트리트 사진을 멋지게 완성해줄 기괴하고 유니크한 공간으로 가득하니, 당신이 좋아하는 ‘인증샷’도 남기시길.
11am 이터날로그 하루에 단 100명만 사진 찍을 수 있는 유럽 빈티지 사진관. 젊은 멋쟁이들이 기꺼이 웨이팅해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죠. 기다리다가 당신이 찍어줘야 할 사진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1:30pm 알라프리마 타일러,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니 세계적인 파인 다이닝 노마에서 식사를 하는 멋쟁이더군요? 마침 잘됐어요. 한국에는 지금 멋진 파인 다이닝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독보적인 장르를 지닌 알라프리마를 권하고 싶군요. 미쉐린 시상식에 유일하게 가죽 재킷을 빼입고 나타난 알라프리마의 김진혁 셰프라면 어쩐지 당신과 좀 통할 것 같은데요?
4pm 팀버샵 한국 스케이트보드 신을 살펴볼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숍. 팀버에서 자체 론칭한 로컬 제품들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할 걸요.
8pm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에미넴, 퍼렐 윌리엄스, 그리고 스탠드업 코미디언 데이브 샤펠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죠? 한국에도 미국식 코미디를 잘하는 코미디언 집단, 메타코미디가 있어요. 발칙한 집단의 다양한 공연이 매주 열리는 곳은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입니다. 영어에 능통한 코미디언도 꽤 많으니, 당신이 등장한다면 동시 통역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11pm 광동포차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대표 뒤풀이 장소. 한국에서 ‘포장마차’란 번역할 수 없는 한국식 정과 끈적한 우정, 퇴근길 애환이 뒤섞이는 기묘한 공간이죠.
1am 호퍼스 지금 가장 힙하고 영한 에너지가 모이는 따끈따끈한 바로 하루를 마무리하세요. 솔직히 호텔 바는 뻔하잖아요.

오아시스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

12pm 비움 미쉐린 1스타 ‘세븐스도어’의 김대천 셰프가 새로 오픈한 채식 파인 다이닝인데, 요즘 방한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아주 높아요. 진관사의 오랜 발효의 지혜를 빌려온 음식을 내는데, 마침 리암은 깨끗한 요리를 좋아하죠. 코스 요리를 맛보는 내내 경건하고 겸손한 마음이 들게 되니까, 리암과 노엘이 언성을 높이게 될 일이 덜하지 않을까요? 식당 이름처럼 오래 쌓인 증오와 분노는 비우고, 무사히 무대 위에 오르기를.
5pm Backstage 밀스 소시지, 사워도를 좋아하는 노엘, 소시지와 신선한 채소를 좋아하는 리암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대기실 푸드를 고민해보았더니, 이만한 게 없습니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셰프의 식당 모수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밀스에서는 아주 훌륭한 사워도와 육즙 터지는 치즈 버거 번이 별미거든요. 손바닥만 한 번 Bun, 그 안을 채운 내용물 모두 충실하고, 공연에서의 칼로리 소모까지 대비할 수 있는 치즈 소시지 번의 향기가 가득 찬 대기실에서는 누구든 웃지 않을까요?
5pm 카페 니벨크랙 한국에 왔다고 해서 당신들의 축구 사랑이 식을 일은 없겠죠? 축구 문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니벨크랙에서 운영하는 카페 니벨크랙에 들러보길 권해요. 세계적인 구단과 협업해 굿즈를 만들고 팝업 행사를 여는 이곳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망주였던 선수 다비 벨리옹도 들른 적이 있다네요? 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당신이 증오하는 구단이었죠. 아임 쏘리, 돈 룩 백 인 앵거.
9pm 바 참, 바 뽐 공연 전에 브랜디와 따뜻한 물로 목을 축이며 네그로니를 좋아하는 리암, 모히토를 즐겨 마시는 노엘. 둘의 칵테일 취향은 성격만큼 극과 극이군요. 걱정 마세요. 한국 술을 기반으로 한 네그로니 스타일의 칵테일을 잘하는 바 참, 뽐스컵 스타일의 상큼하고 청량감 있는 칵테일을 잘하는 바 뽐은 바로 지척에 있으니까요.
Late Night 봉황당 리버풀 팬들의 성지인 펍이지만, 그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테니까요. 다시 한번, 돈 룩 백 인 앵거.

    일러스트레이터
    유승보